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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터리] 간디를 향한 열정과 소망과 모험의 연대기
ibuti 2007-03-30

<간디: 25주년 기념판> Gandhi(25th Anniversary Edition)

<간디>는 저의 영화 중 가장 소중합니다.

필자는 리처드 애튼버러를 스펙터클에 목매는 감독으로 알았다. 굵직한 영국영화에서 배우로 활약한 그가 데이비드 린의 후기 작품을 동경하는 감독이 된 걸로 생각했다. 그래서 아카데미 8개 부문 수상작인 <간디>를 시대착오적인 구식영화로 대한 게 사실이다. 혹시 필자 같은 사람이 있다면, 25주년 기념판으로 제작된 DVD 음성해설을 꼭 들어봐야 한다. 팔순이 넘은 감독은 3시간이 넘는 음성해설에 종종 힘겨워 보이지만, 그의 느린 목소리가 지난했던 제작과정과 닮았음을 알게 될 즈음엔 아주 편안하게 들린다. 이야기는 그가 뉴스릴로 간디를 처음 본 193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다. 간디를 한낱 구경거리로 취급한 주변 관객과 달리 “저분은 이 시대 최고의 위인이야”라고 일러준 아버지의 말을 그는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리고 1960년경, 그는 모티랄 코타리라는 인물과 운명적으로 조우한다. 간디 지지자인 코타리는 루이스 피셔가 쓴 간디 전기를 들고 다니며 오토 프레밍거, 마이클 파웰, 데이비드 린에게 연출을 부탁했다 거절당한 뒤 그에게 왔고, 처음엔 당황했던 애튼버러도 전기에 감동받아 연출을 약속한다. 이후 여러 문제에 부딪혀 절망 상태에 빠진 그를 구한 건 배우 데뷔작인 <토린호의 운명>이었다. 데이비드 린이 공동 연출한 <토린호의 운명>은 루이스 마운트배튼을 모델로 만든 작품이었는데, 애튼버러는 이를 계기 삼아 인도의 마지막 총독과 국방참모본부 의장을 지낸 그에게 도움을 청했고, 그는 애튼버러에게 인도 총리 네루를 소개했으며, 네루는 죽으면서 자신의 딸이자 훗날 총리가 되는 인디라 간디에게 영화의 사명을 넘긴다. 그러나 그들의 지원에도 제작비 마련을 위해 20년을 보낸 애튼버러는 그 사이에 스스로 ‘쓰레기’라고 부르는 영화를 만들어야만 했다. 그러니까 <간디>의 제작과정은 애튼버러가 수십년간 마음에 품어왔던 열정과 소망과 모험의 연대기 그 자체이며, 그 역사를 전하는 음성해설로 인해 <간디>의 인상마저 바뀐다. 각별한 경험이다.

물경 40만명이 참여한 장례식 장면.

단역 배우 시절의 대니얼 데이 루이스.

어린 애튼버러의 기억에 남은 뉴스릴.

인도에서의 대장정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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