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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헤이헤이2> vs <황금어장> 고정 코너, 누가누가 웃기나

<헤이헤이헤이2>

엽이네 엽기는 아무도 못 말려 <수상한 가정부>

가정부를 하기엔 너무 나이가 많고, 또 나이가 많은 것치고는 체력과 정력이 충만한 엽이네 할머니. 혹자는 <수상한 가정부>가 지난 콩트 <룸메이트>의 새 버전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룸메이트>에서 신동엽과 이종수가 야릇한 동성애 분위기를 비쳤으니, 이종수를 못 잊은 신동엽이 할머니 분장을 하고 이 집에 나타났을 거라는 주장이 꽤 일리 있다. 콩트치고는 독특하게 시리즈로 달려온 <수상한 가정부>는 현재 엽이네의 정체가 과연 무엇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한다. 엽이네는 금방이라도 허리가 꺾일 듯 비틀대지만 사실은 비보이 댄스와 온갖 묘기에 능하고, 건장한 남자들 10명쯤은 가뿐하게 해치운다. 가끔 귀신 같기도 하고 마법사 같기도 한데, 가장 잊을 수 없는 것은 이종수를 바라보는 그 끈적끈적한 눈빛! 덕분에 언제부턴가 이종수의 아내 신주아와 팽팽한 긴장관계에 놓였다.

<수상한 가정부>가 <헤이헤이헤이2>의 간판 코너로 떠오른 것은 역시나 신동엽의 무시무시한 흡인력 때문인 듯. 곱게 빗은 머리에 핀 하나 꼽고 씨익 웃는 신동엽의 표정은, 쳐다만 봐도 웃기다가도 가끔 죽도록 무서워질 때가 있다. 그는 쑥스러워하다가도 무섭게 돌변하고, 곧 죽을 것처럼 굴다가도 간단하게 허리를 펴고 집안일에 매진한다. 그래서 <수상한 가정부>는 매순간 반전이다. 게다가 그 고쟁이의 구조는 대체 어떻게 생겼는지 요강, 산낙지, 생선, 소주병 등 상상을 초월하는 물건들의 보고다. 이제껏 엽이네 할머니의 첫사랑도 엿봤고 신혼부부의 주선으로 약골 할아버지 이윤석과 소개팅도 했으나, 엽이네는 일편단심 종수뿐. 대체 엽이네 할머니는 왜 그렇게 종수를 탐욕스럽게 바라볼까? 그 정체는 대체 뭘까? 궁금증이 여전히 풀리지 않는 가운데, 엽기 행각은 계속된다.

<황금어장>

본격적으로~ 스타의 고민을 해결해~준다! <무릎팍도사>

호랑이가 담배 피우던 시절, 서세원의 <토크박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거대한 주사위를 돌려 이름이 나오는 사람이 토크를 하는 이 프로그램은, 웃기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 출연자들이 남의 얘기를 모방하는 바람에 망신살을 사기도 했다. 그리고 강호동-김재동-박수홍을 중심으로 한 <야심만만>이 대한민국 토크쇼의 대명사가 되었던 시절도 있었다. 덕분에 대한민국 토크쇼는 모두 연예인 사생활 토크 잔치가 되어 고만고만한 얘기들이 채널을 돌릴 때마다 반복되었다. 이제 그런 토크는 가라! 이 ‘언빌리바블’한 신개념(혹은 무개념) 토크쇼 <무릎팍도사>는 스타들이 방송에서 잘 하지 않는 얘기들을 끄집어내는 데 선수다. 유명한 스타들에 대한 고정관념을 파고드는 이 무자비한 토크쇼는 얼빵(얼굴이 방석빵)인 강호동과 아메바적 사고방식(단순하지만 예측불가능)의 올라이즈밴드, 그리고 싸가지 없다고 치기엔 눈치가 백단인 유세윤이 똘똘 뭉쳐 만들어낸 기이한 코너다.

방송이 끝날 무렵엔 무려 ‘문짝’을 게스트에게 선물한다. 이건 강호동이 아니면 안 된다. 게스트의 기분을 맞춰주려고 노력해서는 고만고만한 얘기에서 머물 수밖에 없는데, 다행히도 강호동은 (속으로는 덜덜 떨면서도) 막무가내로 물어보고 싶은 것은 다 물어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한도전>으로 한국 방송 자막계의 선두주자가 된 MBC는 <무릎팍도사>로 다시 한번 자막과 편집으로 웃음의 롤러코스터를 선사한다. 스크린쿼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이훈, 손톱을 깎아주던 아내 생각을 하며 노래를 만든 이승환, 마누라도 포기한 제멋대로 사는 남자 최민수, ‘자식이 대마초하고 간통해도 매는 들지 말아라’는 3단 리플의 저주에 시달리는 신해철 등이 현재까지의 게스트. 아직 못 보신 분은 꼭 ‘다시보기’하시라. 웃다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