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최근 웃을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이 프로들을 보시라. 신동엽과 김원희의 신들린 연기가 빛나는 <헤이헤이헤이>와 본본본본~부로부터 내려온 지령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요원들의 개인기가 인상적인 <황금어장>은 시청자들을 웃음의 오르가슴으로 몰고가는 이른바 ‘재연 프로’다. 이 두 프로그램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한 친절한 가이드를, 그리고 이 프로그램 마니아들이 봐도 무릎 팍 치며 다시 한번 웃을 수 있는 마니아적 회고록을, 여기 소개한다.
<헤이헤이헤이2>
신동엽: 모델 커플, 이상한 남자 챨~뜨 신 등 1시즌에서 이미 구축해놓은 탄탄한 캐릭터들이 있다. 2시즌에서는 좀 더 확실한(?) 변태가 되어 돌아왔다. 여장이 누구보다 잘 어울리며, 무서울 정도의 뻔뻔함과 느끼함이 유머의 강도를 하드코어 수준으로 올려놓았다.
김원희: CD만한 안면과 S라인 몸매를 매번 배신하고, 대개 상황 파악 못하는 캐릭터로 출연한다. 미스코리아의 본분을 잊지 않는 미스 가리봉 진, 사극에 미친 사극녀, 짝퉁으로 도배한 된장 부인, 전설의 모델 커플 등 주변사람을 황당하고 부끄럽게 만드는 것이 그녀의 트레이드마크.
이경실: 16살 연하의 남자친구를 둔 애교녀에서부터 직장의 우두머리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캐릭터를 맡는다. 그녀의 우레 같은 웃음소리와 당당함은 익히 알려져 있기에, 조신하게 나올 때면 뭔가 반전이 있지 않을까 지레 겁먹게 된다. 간간이 촌철살인의 애드리브를 넣기도 한다.
현영: 삽질하는 것이 기본 컨셉. 영양가 없는 남자친구들 때문에 곤욕을 치르거나, 쓸데없이 경쟁을 벌였다가 외려 당한다. 김원희와 함께 된장 부인이나 불량 여고생 등 콤비로 출연하는 경우가 많다. 비음 잔뜩 섞인 목소리로 상황의 아이러니를 더하며, 이경실-김원희를 잇는 뻔뻔녀로 자리잡았다.
이종수: 보통 다정다감한 남자로 등장하나, 이따금 이글거리는 눈빛과 과도하게 느끼한 몸짓을 보여준다. 하지만 여장은 안 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이경실의 표현을 빌리자면, 너무나 건장하고 너무나 숭하기 때문에-_-).
<황금어장>
펭귄요원(강호동): 피디랑 밥먹고 따냈다는 ‘무릎팍도사’가 상한가를 기록 중인, 과욕의 요원이다. 펭귄요원은 막무가내의 토크 스타일로 세상 모든 동물들을 동료화하는 원초적 연기 스타일과 게스트가 말을 머뭇거리면 냅다 공격하는 무데뽀적 단순함이 인상적이다. 장발이 특히 잘 어울린다(?).
밍크요원(정선희): <황금어장>에서 너무 예쁜 척(?)을 할 때를 제외하면 특유의 매끈한 입담으로 강호동이 폭탄을 터뜨리고 난 뒤를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타고난 진행자. 얼굴에 점을 붙이거나 안경을 쓰는 등 변신할 때 비로소 빛나며 특유의 딱따구리 음성변조(?)는 그녀에게 여러 역할을 어울리게 해준다.
쭈꾸미요원(신정환): 어쩌면 그는 전생에 여자가 아니었을까. 딱히 예뻐서가 아니라, 여장을 했을 때 그의 다소곳하면서도 약간 맹한 연기는 21세기가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여성상을 하나 만들어냈다. 쭈꾸미요원이 여장을 하고 펭귄요원과 연인 연기를 할 때는 그야말로 감동의 눈물이 흐를 정도.
도련요원(앤디): 어딘가 어중된 듯하면서도 존재감이 확실한, 곱게 큰 귀여움이 특징인 도련요원은 혼자 있을 때보다는 다른 요원들과 섞여 있을 때 가장 빛난다. 가끔은 천연덕스런 사투리를 구사하며, 시골에 간 설정일 때는 ‘앤씨’라고 불리는 식이 된다. 성은 ‘앤’, 이름은 ‘디’, 그리고 그는 언제까지나 어른이 되지 않을 ‘앤디’.
립스틱요원(이지훈): 망가진 미남이나 돈없는 미남, 백수 미남 등 얼굴만 잘생겨서 여자들을 절망에 빠뜨리는 온갖 배역들을 소화한다. 도련요원과의 황금어장 밖 친분관계가 돈독한 것을 바탕으로, 도련요원과 커플로 출연할 때도 많다(꽤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