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3월5일 장소 용산 CGV
이 영화 EBS와 투니버스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TV 시리즈 <빼꼼>이 극장판 장편으로 다시 태어났다. <빼꼼> 시리즈는 매사에 어설픈 백곰 캐릭터가 벌이는 슬랩스틱 무언극으로, 3~4분짜리의 간결한 구성이 돋보는 100% 국산 기술의 애니메이션이다. 2002년 프랑스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주목받은 임아론 감독의 단편 <아이 러브 피크닉>이 모태인 <빼꼼> 시리즈는 이미 영국 BBC, 미국 카툰 네트워크, 프랑스 M6 등 20개국에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빼꼼의 머그잔 여행>의 모험은 겁많고 자기 표현이 서툰 어린이 베베가 우연히 마법의 펜던트를 손에 넣으면서 시작된다. 펜던트에서 튀어나온 거대한 머그잔에 몸을 실은 베베는 북극과 사막을 종횡무진 가로지르며 새 친구들을 만난다. 위기상황에서도 머리만 대면 잠들 수 있는 둔한 백곰 빼꼼과 콧대가 하늘을 찌르는 미녀 펭귄 도도, 그런 도도가 좋아하는 신사 펭귄 꽁꽁의 치열한 삼각관계를 중심으로, 주인공들이 가는 곳마다 엎어지고 뒤집어지며 코믹한 소동극을 벌인다. 대상 관객은 3~5세.
말말말 우리 애니메이션이 기술면에서는 미국, 일본과 비교할 단계는 아니다. 우리가 그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스토리텔링’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을 준비하며 비주얼적인 면에 역량을 집중하진 못했지만 스토리엔 자부심을 느낀다. 5년동안 심혈을 기울인 작품인데, 아쉬운 점도 많지만 관객 여러분이 좋게 봐주셔서 다음 작품도 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임아론 감독)
100자평 <빼꼼의 머그잔 여행>은 어린이를 위한 슬랩스틱 코미디다. 빼꼼도, 베베와 꽁꽁도, 하다못해 엑스트라 강아지도 이리 꽈당, 저리 꽈당 신나게 부딪치고 뒹군다. 소심한 어린이 베베가 친구들과의 모험을 통해 용기와 자신감을 얻는 이야기를 기본 줄거리로, 유아를 위한 적정 수준의 ’화장실 유머’와 다이내믹한 추격전의 속도감이 오락성을 제공한다. 픽사 애니메이션 같은 화려한 비주얼을 기대하긴 힘들지만 100% 국내 기술로 창작한 3D 캐릭터의 코믹'연기'와 ’대사 없이 웃긴다’는 독특한 컨셉이 <빼꼼의 머그잔 여행>만의 매력이다. 단, 캐릭터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장편 애니메이션으로서 가질 내러티브의 독창성에 대해서는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할 듯 하다. /씨네21 김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