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에서 단편영화를 만난다. TV시리즈 전문채널 CNTV가 3월12일부터 단편영화 상영프로그램 <시네마S>를 방영한다. 정규 방송시간은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오후 7시. 주로 심야시간대에 방영되던 기존 프로그램과 비교해본다면 편성에서도 한 걸음을 내디딘 셈이다. 기획단계부터 프로그램의 탄생을 이끈 이는 민용근 PD.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클레르몽 페랑 단편영화제 국제경쟁부문 초청작인 <도둑소년>을 연출한 영화감독이기도 한 그를 만나 <시네마S>의 첫걸음을 가늠해보았다.
-<시네마S>는 언제,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실은 지난해 봄에 <도둑소년>을 촬영하느라 방송사 일을 그만뒀다. 영화를 완성하고, 지난해 10월경 다시 방송사로 돌아와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하다가 생각한 것이 <시네마S>다. 그 무렵에 <KBS 독립영화관>이 종영하기도 했고, 그러면 방송 어디에서도 단편영화를 틀어주지 않을 텐데 우리가 여건이 되면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사실 혼자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지 않은데, <시네마S>는 작품을 상영하고 인터뷰를 하면 되니까, 혼자서도 해나갈 수 있겠다 싶었다.
-프로그램을 전적으로 혼자서 만들어가는 건가. =그렇다. 처음에는 회사에서 반대를 좀 했었다. 단편영화 하면 난해하고 딱딱하다는 선입견이 있지 않나. 하지만 요새는 단편영화도 재미있는 작품들이 참 많다. 단편영화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딱 봤을 때 흥미를 느낄 만한 작품들을 소개해서 사람들의 선입견을 없애고 싶다. 현재 첫 방영작으로 예정되어 있는 것은 박수영, 박재영 감독의 <핵분열 가족>이다.
-방영 시간이 오후 7시라는 것도 고무적인데. =사실 케이블TV는 공중파와는 조금 달라서 밤 11시 정도를 프라임 타임으로 친다. 그리고 이왕 프로그램을 새롭게 시작할 거면 사람들이 잘 볼 수 있을 시간에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독립·단편영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들이 대부분 수명이 길지 않은데, 앞으로 <시네마S>를 어떻게 꾸려가려고 하나.
=케이블TV는 보통 시청률이 0.1% 이상이면 정말 잘 나오는 거다. (웃음) 어느 방송이나 다 그렇겠지만, 초반에 시청률이 잘 나오면 방영 횟수도 좀더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 여건이 허락하는 한 감독이나 배우 인터뷰, 메이킹 필름 등도 함께 상영해서 시청자가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려고 한다. 3월에 방영되는 작품은 지난해 12월부터 일을 시작해서 현재 모든 인터뷰가 준비되어 있는 상태다.
-감독으로서 현재 구상 중인 작품이 있나. =저녁이나 주말에 시간을 내서 짬짬이 장편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장편을 써본 적이 없어서 잘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