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요~!” 대찬 기합소리와 함께 쌍절곤을 능숙하게 휘두르는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의 쿵후사범 권오중의 뒤에는 든든한 사부가 있다. 6개월 동안 몸을 맞부딪치며 배우를 어엿한 관장으로 키워낸 인물은 박찬대씨. 대한우슈협회 국가대표 출신의 그는 세계우슈선수권대회 6관왕이자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라는 화려한 전적을 지닌 ‘고수’다. 포즈를 취해달라는 요청에 강렬한 무술 자세까지 연달아 선보인 그는 경쾌한 어조로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김관장…>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 =<무영검>에 척살조 역할로 출연하면서 영화쪽과 처음 인연을 맺었고, <김관장…>에서는 권오중씨를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일을 부탁받았다. 권오중씨가 원래 쿵후 3단이다. 기본이 되어 있으니까, 가르치는 것은 수월했다. 사실 무술이라는 게 하루아침에 익힐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나. 배우가 이미 준비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재미있게 일할 수 있었다.
-어떤 것들을 가르쳤나. =촬영 시작하기 전부터 3개월 동안 미리 동작을 익히며 준비했다. 내가 운영하는 도장이 송탄에 있는데, 권오중씨가 매일 그곳까지 찾아오는 열의를 보여줬다. 매니저가 힘들어 죽으려고 하더라. (웃음) 우슈의 기본적인 것은 다했다. 도, 검, 삼절곤, 쌍절곤 등 각종 병기까지 포함해서 정해진 시간없이 뻗을 때까지 연습했다.
-언제 무술을 시작했나. =6살 때부터 했다. 원래 시작은 태권도였다. 사범님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훈련을 시키는 바람에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려던 차에 TV에서 하는 영화를 봤다. 왜 한참 중국 무술 나오는 영화들을 많이 해주지 않았나. 그걸 보고 확 빠져들어서 입문하게 됐고, 고등학교 2학년 때 국가대표를 달았다. 2001년까지 선수로 활동했으니 꽤 오래한 거다. 지금은 수원시 우슈팀 코치로 일하고 있다.
-<무림 여대생>에도 참여한다고 들었는데. =<무영검>에 이어 두 번째로 출연하는 영화다. 신민아씨의 꿈에 등장하는데, 영화가 막 시작하면서 멋있게 죽는다. (웃음) 사실 어렸을 때부터 꿈이 배우가 되는 것이었다. 우슈를 모티브로 한 영화에 출연해서 한 단계 진보된 액션을 보여주고 싶다. 다른 배우들에 비해 연기 경험은 부족하지만, 무술이라는 나만의 강점이 있으니까.
-여러 가지 일을 하느라 막상 자기 수련을 위한 시간이 부족할 같다. =두 마리 토끼를 못 잡는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자꾸 바깥으로 도니까 딱 앉아서 내 운동을 할 시간이 하루에 한 시간도 없다. 한 3년을 그렇게 바쁘게 산 것 같은데, 요즘은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배우로서의 일을 시작하려면 본격적으로 준비를 해야 하기도 하고. 다시 불타오른다. 제2의 인생을 위해서.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