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뎅꼬치로 중원의 무술을 막아냈다. <최강로맨스>가 <황후화>를 간발의 차로 제쳤다. 이동욱·현영 주연의 로맨틱코미디 <최강로맨스>는 서울 51개, 전국 284개 스크린에서 서울 11만 3060명, 전국 52만 530명(이하 배급사 집계)으로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최강로맨스>를 제작한 더드림픽쳐스 이민호 대표는 “장르적으로 코미디영화를 만들면서 중요한 지점은 반복적인 요소들을 통해서 웃음을 주는 방식인데 그것이 비교적 잘 구현됐다고 생각한다. 두 배우들이 캐릭터에 걸맞는 연기를 해 준 것이 관객들에게 좋은 인상을 준 것 같다. 배급상황에서는 <마파도 2>를 제외하면 강력한 흥행작이나 장르가 겹친 영화가 없는 상황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민호 대표는 프로듀서 시절 <신라의 달밤>, <광복절 특사>, <귀신이 산다>등으로 김상진 감독의 코미디영화를 작업한 바 있다.
<최강로맨스>의 흥행 배경은 지난주 <마파도 2>와 비슷하다. 지방관객이 서울관객의 네 배에 달한다. 코미디영화들은 지방관객의 선호에 따라 박스오피스 순위가 엇갈리는 경향이 강하다. 서울 관객으로는 <최강로맨스>보다 3만명 많았던 <황후화>가 전국관객에서는 6만명의 격차를 보인 점도 이를 방증한다.
주윤발·공리가 주연하고 장이모가 감독한 무협대작 <황후화>는 서울 61개, 전국 278개 스크린을 확보했고 서울 14만 2378명, 전국 46만970명을 동원했다. 영화평론가 김봉석씨는 “요즘 경향에서 첫주 1위는 영화에 대한 평가보다는 마케팅이나 홍보에 의해 좌우되는 측면이 강하다. 그런 측면에서 <황후화>도 예고편의 화려함이나 웅장한 액션에 눈길이 끌려 관객들이 모였을 공산이 크다. <영웅>과 <연인>에 비해 액션의 비중이 크게 감소한 <황후화>는 사실 스릴러에 가깝다. 하지만 엄청난 군중이 등장하거나 강렬한 색채로 만들어내는 이미지를 통한 볼거리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황후화>는 장이모의 전작 <영웅>, <연인>보다는 상대적으로 지방관객의 비율이 높지 않다. 전국 극장 중 93%가 가입된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국 스크린은 서울과 지방은 3대7의 비율이다. <황후화>의 사례가 일반적이며 <최강로맨스>와 <마파도 2>가 유독 지방관객이 많은 것.
지난주 선두를 내달렸던 <마파도 2>는 3위로 하락했지만, 서울 27만 6476명, 전국 131만 7728명을 불러모았다. 이상훈 감독의 <마파도 2>는 전작의 300만명대 관객동원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이번주가 지나면 손익분기점인 160만명은 무난히 넘길 기세다. 김아중이 주연한 <미녀는 괴로워>는 서울 177만 5668명, 615만 3523명을 기록하며 한국영화 역대 흥행 9위, 코미디영화 1위의 위업을 달성했다. 개봉 7주차 만에 4위로 밀려났지만 전산망 기준으로 <미녀는 괴로워>와 선두 <최강로맨스>의 격차는 6% 수준에 불과하다.
배급사별로는 쇼박스가 1위, 4위, 6위를 차지했고 CJ가 시네마서비스의 공동배급작 <황후화>로 2위, 3위, 5위, 7위를 점했다. 두 배급사가 배급한 영화만 무려 7편. 그만큼 한국영화의 강세가 두드러진 한주였다. 비중을 살펴보면, 상하위권 가릴 것 없이 백중세를 이뤘다. 1위를 차지한 <최강로맨스>의 점유율이 17.3%에 불과했고, 8위를 차지한 <미스 포터>의 점유율은 6.6%나 됐다. 뚜렷한 흥행작은 없지만 전반적인 극장관객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8위까지 1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수치는 향후 시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6년 연말 부진을 면치못하던 극장 흥행이 폭발한 것은 <미녀는 괴로워>, <박물관이 살아있다>가 함께 개봉한 12월 21일부터였다. 두 영화가 주말 1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당시 박스오피스의 상위 10편의 총 관객수는 전산망 기준으로 200만명 언저리였다. 시장을 지배하는 흥행작이 없음에도 이번주 동일한 기간의 총 관객은 180만명에 달한다. 상반기 흥행작으로 기대되는 박진표 감독의 <그놈목소리>가 개봉하면 박스오피스의 규모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