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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타이틀] <7세> 꼬마들의 40년 그 뒤는?
ibuti 2007-01-26

2004년 가을, 필자는 <업 시리즈> DVD의 리뷰를 마치며 ‘내년쯤 <49세>가 등장한다면 우린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될 것이다’라고 썼다. 그리고 2005년에 <49세>가 완성되면서 마이클 앱티드는 시리즈가 계속되도록 힘쓰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시리즈의 7번째에 해당하는 <49세>의 의미는 남다르다. 원래 <7세>는 14명 꼬마들의 모습을 통해 40년 뒤인 2000년의 영국을 감지한다는 의도 아래 기획된 프로그램이었는데, <49세>는 그때 기약한 21세기의 첫 시리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49세>의 의미는 영국의 미래가 아닌 ‘삶의 신비를 간직한 시리즈의 현재형’이라는 데 있게 됐다. 마흔아홉이란 나이는 이전 시리즈의 시기와 견주어 더이상 드라마틱한 변화가 없을 때이고, 실제 그들의 모습 또한 우리가 예상했던 것과 그리 다르지 않다. 희끗희끗 흰 머리카락이 보이지만 아직까지는 경력을 멈추지 않은 거의 대부분의 출연자들은 안락한 중년을 맞이했으며, 자녀들과 함께 있는 시간을 가장 소중하게 여긴다. 그렇다고 해서 <업 시리즈>의 근작이 매너리즘에 빠진 건 아닌지 의심할 필요는 없다. 토니로부터 시작해 닐로 끝나는 진행방식은 이전 시리즈와 거의 비슷하나, 그 안에는 새로운 이야기와 쉼없는 삶의 투쟁이 여전하다. 시리즈의 가장 감동적인 인물인 토니와 브루스 그리고 닐을 포함한 11명 출연자의 변화된 삶이 하나씩 드러날 때마다 우리는 숨죽이게 되는데, 그건 단순한 훔쳐보기가 아닌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는(그리고 미래를 이야기하는) 그들과 함께 ‘삶에 대해 질문하는 시간’이다. 그런데 이전 시리즈를 보며 걱정했던 바, 토니를 제외하곤 상하계층간의 이동이 거의 없으며, 결혼의 실패와 재혼을 반복하는 중하계층 출신들에 비해 상류층 출연자의 결혼생활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건 우연치곤 섬뜩한 부분이다. 하지만 그런 우려와 상관없이 그들의 표정에서 자아의 성취가 경제적·사회적 조건을 넘어선다는 것을 다시금 확신하게 된다(로저 에버트는 삶과 조화를 이룬 그들에게서 행복과 지혜로움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시리즈가 심어준 힘 덕분일까, 그들 모두는 삶이란 움직이는 발걸음 위에서만 존재한다는 걸 일깨우는 데 부족함이 없는 선배로 남았다. 흔히 감동을 주는 드라마를 일컬어 우리네 인생 같다고 말한다. 정말로 삶은 그 자체로 최고의 드라마이다. 시리즈 중 처음으로 뛰어난 화질의 아나모픽 영상으로 제작된 <49세> DVD에서도 변화된 시간이 느껴진다. 부록으로는 <업 시리즈>의 오랜 지지자인 로저 에버트와 앱티드 감독 인터뷰(29분) 등을 수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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