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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에 대한 세 가지 시선
김유진 2007-01-18

<Part I: On Painting전> 1월31일까지 | 국제갤러리 | 02-735-8449

말을 걸어오는 나무2

회화에 관한 한 더이상 새로운 논쟁이 없을 것 같은 이 시대에 회화에 질문을 던진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일지 모른다. 그러나 오히려 그런 이유로 여전히 작업을 멈추지 않는 현대의 회화작가들에게 호기심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회화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는 세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는 <Part I: On Painting전>은 어느정도 이런 갈증을 해소해줄 기회다. 공교롭게도 각각 1960, 70, 80년대생인 이광호, 노충현, 문성식 작가가 회화작업을 통해 중점적으로 다루는 부분은 ‘인물과 공간’. 회화의 고전적인 관심사라고 할 만한 소재를 작가의 개성에 맞게 엮어냈다.

‘Inner-View’라는 주제로 연작 시리즈를 내놓았던 이광호 작가는 사진처럼 사실적으로 그려진 인물화를 선보인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모델과의 소통을 시도한 작업과정은 작품과 함께 비디오로 전시된다. 여기서 비디오는 ‘Inner-View’ 시리즈가 전통적인 의미의 초상화가 아닌, ‘대상화’된 개인의 삶과 인간미를 부각시킨 작업임을 이해시키는 회화의 부수적인 도구로서 활용됐다. 도시의 빈 공간 혹은 생활 속에서 미처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 여백의 공간을 그려온 노충현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동물이 없는 동물원 곳곳의 장소를 캔버스에 불러냈다. 도시생활과 다소 소외된 듯한 동물원이란 장소에 동물들을 배제함으로써 현실의 각박함을 전달하지만, 따뜻한 분위기로 채색한 작품을 보면 도시공간에 대한 사유와 치유적 기능으로서의 회화 매체에 주목하게 된다. 2005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최연소 작가로 이름을 알린 문성식은 세필 붓으로 세밀하게 묘사한 풍경화를 선보이는데, 세세하게 그려진 풍경은 매우 사실적이면서도 동시에 인공적으로 느껴진다. 현대사회에서의 풍경이란 바로 이런 것, 이라고 말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