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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편집된 10개의 라이브 감상하기, <글래스톤베리>
ibuti 2006-12-08

<글래스톤베리>의 주제는 ‘음악페스티벌이 어떻게 오랫동안 살아남느냐’다. 동시대의 전설적 공연인 ‘몬테레이, 우드스탁, 와이트섬페스티벌’이 끝난 자리에서 시작한 ‘글래스톤베리페스티벌’의 의미는 생명력에 있다. 영화에서 이슈로 다루는 외벽 설치 문제는 와이트섬페스티벌에서 이미 불거졌던 것이라 새삼 비판할 건 못 된다. 딴죽 걸고 싶은 건 공연의 정체성이다. 단기간의 공동체 문화였으나 옛 공연이 내걸었던 사랑·평화·인권 등의 주제의식과 음악의 진정성은 새로운 세상을 열망하는 수많은 사람을 한데 묶는 역할을 다했다. 그리고 시대가 흘렀다. 과거 음악가는 소박한 외양에 시대와 세상을 향한 소리를 담았기에 젊은이들의 공동체 공연에 더없이 어울렸던 반면, 거대한 비즈니스의 바퀴와 함께 굴러가는 요즘 노래는 내용 또한 개인적이라 과연 이런 유의 공연에 어울리는지 질문해볼 문제다. 말끔하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휴가처럼 찾는 공연에서 옛 페스티벌의 순수성과 주제를 운운하는 건 듣기 괴로우며, “글래스톤베리의 전통은 체제에 순응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주최자 마이클 이비스의 말에는 코웃음이 나온다. 그리고 살아남는 것만이 중요한 건 아니다. 우드스탁 직후 죽은 자들의 유산이 살아남은 자들의 것보다 더 뛰어났음을, 너바나가 펄잼보다 더 기억됨을 우리는 안다. 영화의 흠도 적지 않아, 공연장 안팎 장면 등이 <우드스탁>과 <몬테레이 팝>과 비교해 전혀 새로운 게 없다(통째 베낀 수준인 화장실 청소, 진흙놀이 장면은 오마주란 말인가). 음악영화인 만큼 DVD 부록이 색다르다. 짧게 편집됐거나 영화에 수록되지 못한 10개의 라이브를 담았는데, 노장 ‘폴 매카트니’부터 주목받는 신예 ‘킬러스’까지 아우르는 공연(43분)은 웬만한 공연 영상에 버금간다. 그외 마이클 이비스, 유명인사, 관객별로 나눠 진행된 인터뷰(56분), 1999년의 특별 행사(8분), 제의와 휴식장면을 볼 수 있는 2개의 삭제장면(16분) 등은 페스티벌 분위기 그대로 떠들썩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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