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솔로 데뷔앨범 <Justified>을 내고 나서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매우 행복했을 것이다. 전세계 700만장 이상의 판매고도 기쁨이었겠지만 그의 욕심은 자신의 고상한 취향과 음악성을 평가받는 데 있었다. 복고팝 사운드에 대한 안목과 트렌드세터로서의 센스가 돋보인 데뷔앨범을 통해 그는 “마이클 잭슨의 뒤를 이을 만한 뮤지션”이란 엄청난 칭찬을 돌려받았다.
4년 만에 출시된 2집 <Futuresex/Lovesounds>는 사운드 신천지에 대한 팀버레이크의 실험 보고서라고 우선 표현할 수 있다. <Futuresex…>는 솔과 펑크, 록과 힙합의 일렉트로닉 하모니다. 흑인 음악과 백인 음악의 탐구적인 혼용이고, 복고와 신세기를 아우르려는 야망의 결과물이며, 프린스와 마이클 잭슨의 후예 위치를 다지기 위한 자기 선언문 같은 앨범이다. ‘비트의 마술사’로 종종 불리는, 팀버레이크의 절친한 동료 팀발란드가 전체 프로듀스를 담당한 이번 앨범은 미드-업템포의 댄스비트를 바닥에 깔고 록과 R&B의 그루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그러니까 섹시하게 춤추자고 만든 앨범이지만, 듣는 우리로서는 몇번씩 멈춰서서 다층적인 사운드와 리듬의 조합을 분석하고 싶은 욕구에 휘말리게 된다. <Justified>가 자연스러운 대중적 음반이었다면 <Futuresex…>는 자의식이 다소 과잉으로도 느껴지는 실험적인 음반에 가깝다. 그러나 <Futuresex…>를 작가주의적이라고만 보긴 어렵다. 앨범 타이틀과 동명곡인 <FutureSex/LoveSounds>를 비롯해 싱글 커트된 <SexyBack> 그리고 <LoveStoned/I Think She Knows(Interlude)> 등은 달콤한 메인테마와 일렉트로닉 그루브로 꽉 짜여진, 팀버레이크의 센스를 재확인하는 팝넘버들이다. 강력추천 트랙은 <Damn Girl>. 힙합비트와 기타리프, 어쿠스틱 사운드가 펑키한 리듬 속에 녹아난 끝내주는 21세기 팝이다. 따라하기 쉬운 멜로디와 아찔한 코러스는 기본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