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이상도 즐길 수 있는 채널을 만들고 싶다”
9월1일,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전문으로 방영하는 애니메이션 영화채널 애니박스가 개국했다. TV시리즈용 애니메이션물에 집중하는 다른 채널들과 달리 애니박스는 극장판 애니메이션과 OVA(Original Video Animation)를 위주로 내보내는 것이 특징. 개국 이후 <샴발라를 정복하는 자> <이노센스> <스팀보이> 등을 비롯한 야심찬 애니박스의 프로그램들은 (주)대원디지털방송 편성팀 심상백 팀장의 손을 거쳐 스카이라이프 채널 321번 및 케이블 등을 통해 관객을 찾았다. 9월13일 오후 8시, 늦은 시간이었지만 대낮처럼 환한 편성팀 사무실은 야근을 하는 사람들로 분주했다.
-편성 일을 한 지는 얼마나 됐는가. =사실 9월1일 편성팀으로 발령받았고 그전까지는 제작쪽 일을 하고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여기 일이 더 편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직접 와서 경험해보니 아니더라. (웃음) 처음 왔을 때는 장비 세팅이 안 돼 있어서 외부에 나가서 작업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편성이라는 일 자체가 이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 대한 종합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작업이라 제작에 대해 모르면 원활하게 진행하기 힘들다.
-애니박스는 다른 애니메이션 채널과 주요 타겟으로 삼은 관객층이 다르다고. =기존의 채널들이 애니메이션이 유아들만이 보는 장르라는 의식을 심어줬다면, 우리는 유아 이상의 연령층 역시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방영해 애니메이션 관객층을 확대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사실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들은 물론, 청소년과 어른들이 모두 향유할 수 있는 장르다.
-애니박스 개국을 준비하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애니박스가 극장판과 OVA, 실사영화, 성인애니메이션 등을 트는 이른바 애니메이션 영화채널인 관계로, 개념에 맞는 작품을 수급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작품 수가 비교적 많은 시리즈 애니메이션에 비해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숫자도 많지 않을뿐더러 수급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예를 들어, 애니박스에서 방영할 예정인 지브리 스튜디오 작품들은 원래 TV로 내보내기가 굉장히 어렵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쉽게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혹시 자신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쳤던 애니메이션이 있나. =극장판 애니메이션 중에서는 <별나라 삼총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초등학생 세명이 주인공으로 나왔던 작품인데 노래까지 생각날 정도다. 주인공들이 별관측을 하는 모습을 보고 따라하려고 한 적도 있다. 지금은 국산 애니메이션이 잘 안 된다고 하는데, 그때는 <마루치 아라치>도 그렇고 국산 애니메이션들이 흥행했던 것 같다.
-앞으로 방영할 작품 중 몇 가지만 소개한다면. =무명 시절의 브래드 피트가 나오는 실사영화, 성인애니메이션 <동급생> 등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