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성에 대해 꾸준히 언급해온 전시의 소재는 언제부터인가 휴식, 일탈 등 일상에 대한 의도적인 탈피의 시점을 수용하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Play, TOY 전>도 마찬가지다. 제목에서 보듯 전시의 중심 테마는 장난감. 어린아이의 놀이를 위한 물건으로 생각되지만, 자연스럽게 ‘놀이’에 대한 개념으로 확장 가능하다. ‘놀이’에 대한 무조건적인 개념의 설파보다도 이 전시가 설득력을 지닌 듯 보이는 것은 ‘장난감’이라는 매개를 통한다는 점이다. 그 매개체는 작가의 특성에 따라 일러스트와 인터렉티브 아트, 모션 디스플레이, 설치 등 각각 다른 장르의 옷을 입고 있다. 전시에 참여한 Yobi(노미경), 조선경, 김영준 등 11명의 작가가 보여주는 장난감의 모양새는 다양하다. 파란 빛깔의 머리색을 가진 여자아이를 그린 Byetom(김윤정)의 <나의 장난감이 나를 닮아갑니다>는 그 소녀와 똑 닮은 작은 캐릭터를 통해 자신의 감정과 느낌을 공유한 또 다른 자아 혹은 분신으로서의 장난감을 표현했으며, Yobi(노미경)는 놀이의 주체보다 훨씬 큰 대형 카드쌓기를 통해 놀이와 일상에 대한 역설적 물음을 던진다. 장난감이나 놀이의 개념을 좀더 폭넓게 사용한 작품들도 있다. 글자를 의미 전달 체계가 아닌 감성을 표현하는 도구로 변형시킨 김주영, 박수진의 작업은 글자를 통한 소통방식과 장난감이라는 코드에 대한 접목을 시도하며(<play! Dorothy!>), 프로판다스는 각국의 창세 신화에서 얻은 모티브로 도시, 사막, 물, 숲이라는 네 테마로 설치로 꾸민 ‘판다들의 정원’에서 일어나는 일상과 죽음, 삶과 재생 등을 이야기할 예정이다(<The Mamas & Pandas - Smashing Backy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