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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요 순애씨’ 돌아올 수 없나요?

31일 마지막회…독톡한 설정·유쾌한 전개로 인기몰이 성공

에스비에스 〈돌아와요 순애씨〉(사진·연출 한정환, 극본 최순식)가 31일 16부작으로 막을 내린다. 지난 7월12일 첫 방송 때부터 시청률 15.2%로 순조로운 출발을 한 데 이어 평균 21.3%(티엔에스 미디어코리아 집계)를 기록했다.

〈돌아와요…〉의 인기는 무엇보다도 일석(윤다훈)의 본처 순애(심혜진)와 내연녀 초은(박진희)의 영혼이 뒤바뀐다는 독특한 설정에 힘입었다. 덕분에 불륜이라는 통속적인 소재를 질질 짜는 신파조가 아닌 코믹 장르를 섞어 유쾌하게 끌고 갈 수 있었다. ‘어디선가 봤던 장면인데’ 하며 보는 이들의 낯익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요즘 드라마의 경향에도 충실했다. 영화 〈매트릭스〉 〈처녀들의 저녁식사〉 〈원초적 본능〉을 패러디하고, 퓨전 사극 형식으로 꾸민 전생 신을 곁들여 색다른 재미도 선사했다.

제작진은 “마냥 ‘웃긴’ 드라마에 그치지 않고 극중에서 보인 진한 모성애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자평했다. 초은의 몸속으로 들어간 순애가 바뀐 외모 때문에 아들 찬이를 만나지 못하고 바라만 보면서 안타까워하는 장면에서 특히 호응이 컸다는 것이다.

지난 7월 드라마를 시작할 때 연출을 맡은 한정환 피디는 “40대 본처와 미모를 지닌 20대 내연녀의 영혼이 서로 바뀐다는 줄거리를 통해 여성의 몸을 보는 사회적 이중 잣대를 드러내겠다”는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 때문에 쓴소리가 잘 버무려진 코믹한 드라마에 대한 기대도 컸다. 그런데 후반부로 갈수록 용한 퇴마사, 무당, 스님 등을 만나 영혼을 바꾸려는 순애와 초은의 몸부림만 몇회에 걸쳐 반복됐다. 젊은 몸으로 돌아가고 싶은 주부들의 판타지에는 충실했으나, 젊은 여자를 선호하는 남자들의 시선에 일침을 놓으리라는 기대는 아직 미완이다. 지난 9일에 방송된 9회분에서는 영혼을 되찾은 순애가 남편 일석에게 통쾌한 복수를 한다는 내용이 나왔으나 결론은 그건 모두 순애의 꿈이라는 이야기였다.

한 피디는 “마지막 회에서는 시청자들의 바람대로 영혼이 본래대로 돌아가 자기 자리를 찾고 행복한 결말을 맺는다”고 귀띔했다. 30일 방송된 15회에서는 순애와 초은이 노래방에서 마이크를 함께 잡고 노래를 부르다 감전이 되면서 다시 영혼이 바뀌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영혼이 뒤바뀌기 전에도 이미 관계는 흐트러져 있었다. 주인공들이 가족을 방임하거나 무책임한 연애관계를 지속했던 잘못을 반성하고, 상황을 체념할 때 비로소 구원이 찾아온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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