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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닷컴의 성공신화 [2]
김도훈 2006-09-05

네트는 광대하다

물론 의문표는 남아 있다. 과연 유튜브가 제대로 된 수익모델을 창출하면서도 현재의 자유로운 영상 공동체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까. 혹여나 거대 기업들과의 결탁으로 인해 또 다른 억만장자 장사꾼으로 전락하는 것은 아닐까. 아직 결론을 유추할 단계는 아니다. 우량아 유튜브는 이제 겨우 1살도 먹지 않은 신생아다. 그것은 젊은 이용자들이 대기업들보다 먼저 발견하고 먼저 시작한 인터넷 미디어의 혁명이다. 냅스터와 구글이 (그리고 거슬러 올라가면 마이크소프트와 애플마저) 더벅머리 젊은이들이 창고에서 만들어낸 하나의 신화였듯이, 유튜브 또한 가난한 천재들의 창고에서 태어났다. 유튜브가 보여주는 세계는 할리우드와 화려한 힙합 뮤지션들의 자동차와 어설픈 홈비디오에 한정되어 있지 않다. 거대 언론의 카메라에 담지 못하는 현장들이 유튜브의 튜브를 타고 전세계 이용자들의 컴퓨터로 전송된다. <CNN>은 최근 유튜브에서 찾아낸 동영상으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을 보도했다. 로켓포가 건물에 작렬하고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퍼지는 영상은 레바논 현지 주민들이 직접 촬영해 유튜브에 올린 화면이었다. 목숨을 건 언론인들조차 카메라를 갖고 들어가지 못하는 순간 속으로 유튜브는 들어간다. 그리고 저널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유튜브는 보통의 시민들이 모여서 미디어 신화를 창조하고 비디오 저널의 혁명을 일으킬 수 있는 마지막 장소가 인터넷이라는 사실을 오랜만에 멋지게 증명하고 있다. 네트는 광대하다. 그리고 광대한 영상의 네트를 연결하는 당신(You)들의 튜브(Tube) 역시 광대하다.

인터넷, 이제 동영상이 대세다

판도라TV, 엠군, 아우라 등 국내서 선전 중인 동영상 사이트들

최근 청와대가 국내 동영상 사이트인 판도라TV에 ‘희망채널’(www.pandora.tv/1219)을 개설했다. 대통령의 현장 발언이나 청와대 행사 등을 보여주는 이 채널의 개설은 국내 UCC(User Created Contents) 동영상 사이트의 인기와 영향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라 할 만하다. 유튜브의 폭발적인 시장 독점에도 불구하고 한국 동영상 사이트의 선전은 이처럼 여전하다. 2004년 10월에 국내 최초로 동영상 공유 서비스를 시작한 판도라TV(www.pandora.tv)를 선두로, 현재 국내에는 엠군(www.mgoon.com), 다모임(www.damoim.net), 디오데오(www.diodeo.com), 아우라(www.aura.co.kr) 등의 사이트가 동영상 시장에서 각축을 벌이는 형국이며, 이미 몇몇 사이트는 거대 포털에 못지않은 이용자 수를 자랑하고 있다. 판도라TV의 김국현 과장은 창립 단계에서부터 동영상 UCC 사이트의 열풍을 예감했다고 말한다. “인터넷의 트렌드는 항상 변해간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도달할 단계는 당연히 멀티미디어가 아니겠는가. 전신인 ‘레떼컴’ 시절부터 이용자들의 마음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를 경험상으로 파악했던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100% 된다’라는 생각이었다.”

판도라 TV

다음 TV팟

새롭게 열린 시장에 거대 포털 사이트들이 눈독을 들이지 않을 리 없다. 가장 먼저 동영상 UCC 섹션 ‘TV팟’을 개설한 다음(Daum)에 이어, 네이버와 싸이월드 역시 UCC 콘텐츠를 확보하고 이용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 6월 다음 TV팟의 방문자 수는 모두 700만명에 달했고, 네이버의 ‘플레이’ 역시 600만명을 넘어서는 방문자 수를 기록했다. 판도라TV와 CP(Contents Provider: 콘텐츠 제공자) 관계에 있는 다음커뮤니케이션쪽은 다음 포털의 이용자들로부터 동영상에 대한 수요를 읽어내고 TV팟을 개설한 경우다. 다음쪽은 “섹션 중에 아고라나 텔레비존, 세계인 같은 게시판 위주 서비스가 있다. 그런데 동영상에 대한 이용자들의 욕구는 있는데 마땅한 툴이 없어서 새롭게 만들어야 했다”고 설명한다.

유튜브도 그러하지만, 문제는 수익모델이다. 판도라TV는 일찌감치 동영상 광고, 콘텐츠 판매, 유료 서비스 등 다양한 수익모델을 확립해놓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수익률이 높은 것은 동영상 광고다. 김국현 과장에 따르면 판도라TV에 들어오는 광고 문의는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수준이다. 그는 “최근 옥션에서 광고 문의를 해왔는데 제시해온 금액도 어마어마하지만 그에 따르는 트래픽도 어마어마할 것이 분명했다”고 설명한다. 벤처기업인 판도라TV의 고민 역시 바로 거기에 있다. 현재 다모임 같은 서비스는 튼튼한 자금력을 지닌 모기업을 발판으로 엄청난 트래픽을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고, 유튜브처럼 이용자의 개인블로그나 게시판으로 링크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인 판도라TV는 현재 링크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는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동영상 광고를 무조건 늘릴 수도 없는 일이다. “현재는 징글 광고라고 해서 본 동영상이 나오기 전에 광고가 붙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건 사용자들 입장에서는 매우 불편하다. 어떻게 하면 그런 방해없이 효과적으로 광고를 할 수 있을까. 지금 동영상 업계가 고민하는 게 바로 그거다.”

콘텐츠의 종류가 협소하다는 것도 업계의 고민 중 하나다. 인기 가수가 등장하는 방송 프로그램이나 해외 엽기, 유머 동영상이 여전히 국내 동영상 사이트의 주요 콘텐츠다. 판도라TV쪽은 이용자들이 순수하게 직접 만들어낸 영상은 전체 콘텐츠 중 20% 정도일 것으로 가늠하고 있다. 다른 동영상 사이트들의 경우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막강한 사용자 수에 힘입은 다양한 콘텐츠를 자랑하는 유튜브와 경쟁하기에는 조금 빈곤한 편이다. 하지만 국내 사이트들은 유튜브를 비롯한 타 동영상 사이트와의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여러 가지 방도를 계획하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현재 유튜브에 대항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 중”이라고 조심스럽게 밝혔고, 최근 벤처캐피털컨소시엄으로부터 60억원의 자금을 유치한 판도라TV는 네트워크를 증설하는 한편 유·무료 플랫폼만 제공하는 사용자 위주 동영상 포털을 구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