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의미의 문화교류가 필요하다”
중국영화 100년사를 더듬어가는 CJ중국영화제가 9월1일부터 6일까지 서울과 부산에서 열린다. 진분홍과 금색이 어우러진 포스터에서 느껴지듯 우렁찬 대륙의 기운을 몰고 올 이 영화제의 중심에는 서현동 팀장이 있다. 한국영화의 해외배급, 외국과의 공동제작 추진 등 CJ엔터테인먼트에서 벌이는 해외사업을 책임지는 해외기획팀의 팀장인 그는 중국영화제를 총괄하는 일까지 맡아 더없이 바쁘다. 쉴새없는 업무에도 잠시 시간을 비워준 그를 만나 CJ중국영화제에 대해 들었다.
-중국영화제를 개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드라마를 통한 한류 바람이 불면서 한국 콘텐츠들이 중국 소비자들에게 많이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과 중국이 지금처럼 일방적인 관계에서 문화 교류를 한다면 한국 콘텐츠들이 중국 현지 콘텐츠에 밀리고 말 것이라는 위기감이 있었다. 진정한 의미의 문화 교류를 위해서는 현지화된 콘텐츠를 개발하고 중국 내 크리에이티브 인력과의 관계를 공고히 하는 한편, 국내에도 중국 콘텐츠를 많이 소개해야 한다. 매년 한국에서 개봉되는 중국영화의 편수나 점유율을 살펴보면 미비하기 그지없다.
-이번 영화제와 관련해 어떤 일을 했나. =컨셉 개발부터 기획, 운영, 관리, 홍보 등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일이 굉장히 많았을 것 같다. =아무래도 관리자 위치에 있으니까. (웃음) 구체적인 부분은 담당자들이 애써줬다.
-콘텐츠 측면에서 중국영화가 지닌 의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실 중국영화의 역사는 한국영화보다 길고 깊다. 개인적으로는 장이모, 첸카이거 감독의 영화를 보며 중국영화의 남다른 감성을 느끼게 됐던 것 같다. 이번 영화제는 ‘중국영화 100년사’라는 슬로건을 걸고 역사적으로 중요한 영화 20편을 엄선해 중국 문화의 흐름을 보여주고자 했다.
-중국 광파전영전시총국(광전총국)에서 주최했다. 중국쪽의 협조를 따로 받았나. =광전총국은 중국에서 영화와 관련된 정부의 정책과 심의, 규제 등을 담당하고 있는 정부기관이다. 국제 교류라는 대의적인 차원에서도 그렇지만 프로그래밍이나 중국 감독들의 방문 등 다른 부분과 관련해서도 중국의 협조는 필수적이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중국영화에 대한 낮은 인지도를 먼저 꼽고 싶다. 상영작 선정, 판권에 대한 접근 등도 어려웠던 점이다. 어떤 작품들이 관심을 불러일으킬지, 아울러 그런 작품들의 판권에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등에 대해 고심했다. 중국영화의 관객층이 두텁지 않아 마케팅에서도 고민이 필요했다.
-중국영화제를 계속 개최할 예정인가. =관객의 반응을 관찰해 영화제 프로그램이나 구성에 변화를 주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매년 혹은 격년에 걸쳐 정기적으로 가져갈 생각이다. 중국이라는 나라는 향후 반드시 뻗어나가야 하는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CJ중국영화제를 계기로 한국 관객이 중국 문화를 좀더 개방된 시선을 가지고 받아들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