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드라마 제작소로 성장한 외주제작사들의 차기작을 보면 이후 드라마 경향이 보인다.
무엇보다도 제작비용이 급격히 늘어났다. 2007년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고구려 판타지 사극 〈태왕사신기〉는 김종학프로덕션이 준비하는 야심작이다. 내년 상반기에 문화방송에서 방영할 예정이고, 제작비 400억원 이상을 들여 준비하고 있다. 제작을 위해 최초로 드라마 펀드를 조성, 100억원을 모았다. 감우성, 손예진 주연의 〈연애시대〉로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른 옐로우필름에서는 배두나, 김민준 주연의 16부작 미니시리즈 〈썸데이〉를 제작하고 있다. 영화 〈실미도〉의 김희재 작가가 집필하고 제작비 45억원을 들여 11월 지상파가 아닌 위성케이블채널 오시엔에서 방송한다. 옐로우필름 관계자는 “100% 사전 제작을 목표로 진행 중이고 40% 정도 촬영을 마친 상태”라며, “9월에 일본 로케이션을 떠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드라마의 단골 소재인 멜로에서 벗어나 색다른 이야기를 하는 작품도 눈에 띈다. 〈어느 멋진 날〉을 제작한 사과나무 픽처스는 이준기의 출연이 확정된, 느와르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을 기획하고 있다. 킬러로 변신한 이준기가 범죄 집단을 상대로 경찰 아버지의 복수를 한다는 내용이다. 제이에스픽처스는 의학드라마 〈스팅〉 제작을 추진 중이고, 에이스토리는 국내 최초로 인천국제공항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를 선보인다.
또 검증받은 원작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2006년 상반기 화제작 〈궁〉을 제작한 그룹 에이트는 드라마 〈환상의 커플〉 〈힙합〉 〈고래〉 세 편을 내놓을 예정이다. 문화방송 〈발칙한 여자들〉 후속으로 선보일 〈환상의 커플〉은 골디 혼과 커트 러셀이 주연한 할리우드 영화를 드라마로 만든 작품이다. 〈쾌걸 춘향〉 〈마이걸〉에서 톡톡 튀는 캐릭터와 짜임새 있는 에피소드를 보여준 홍정은·홍미란 작가가 극본을 맡았다. 〈힙합〉은 비보이의 성장과 열정을 담은 김수용의 동명만화, 〈고래〉는 소설가 천명관의 동명소설이 원작이다. 제이에스픽처스도 허영만의 요리만화 〈식객〉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를 내년 초 문화방송에서 방영할 예정이다. 올리브나인은 김탁환의 장편소설 〈나, 황진이〉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황진이〉를 제작하고 있고, 조정래의 대하소설 〈한강〉 판권을 확보한 상태다. 올리브나인 김태원 부사장은 “작품성이나 인기도에서 이미 인정받은 작품은 드라마에서도 이점이 크다”며 “국내뿐 아니라 일본 등 국외 만화, 소설을 뒤져 좋은 원작을 찾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