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 한장이 세계를 울렸다. 영양실조에 걸린 한살짜리 아이의 뼈만 남은 손가락이 절망에 빠진 엄마의 입술을 누르고 있다. 배고픔 때문이다. 수십년에 걸친 최악의 가뭄과 엄청난 규모의 메뚜기떼의 습격으로 수백만명이 기상선상에서 허덕이는 니제르 서북부 타우아주의 삶의 현장이다. 2005년 8월1일 <로이터통신> 핀바 오레일리(캐나다) 기자가 담아낸 니제르 타우아 비상급식소의 <어머니와 아이>는 <2005 세계보도사진전> 대상 작품으로 선정됐다. “나는 2주 전 이 작품을 처음 본 뒤로 단 한순간도 잊을 수가 없었다. 심지어 심사대상에 오른 수천장의 다른 작품을 보고 난 뒤에도 이 사진은 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다. 이 사진은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있고 아름다움, 공포 그리고 절망, 이 사진은 단순하면서 또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세계보도사진전> 심사위원장인 제임스 콜튼은 대상작에 대해 이렇게 수상평을 밝혔다.
전세계 사진기자들과 보도사진의 최대 축제인 <2006 세계보도사진전>이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신관에서 열리고 있다. <세계보도사진전>은 사진기자들에겐 ‘꿈의 무대’로 통하는 권위를 자랑한다. 올해는 122개국에서 4448명의 사진기자와 사진작가들이 8만3044장의 사진을 출품했다. 이번 서울 전시에서는 ‘컨템퍼러리 이슈’, ‘데일리 라이프’, ‘포트레이츠’, ‘피플인더 뉴스’ 등 10개 부문에서 선정된 200여점의 사진을 전시한다.
보도사진은 일상을 역사적 기록으로 만들어낸다. 찰나의 순간을 기록하려는 사진기자와 사진작가들이 전쟁터와 재난의 현장을 누비며 기록하는 번득이는 그들의 눈빛이다. 순간의 선택, 영원한 기록이면서 인간에 대한 애정이 진득하다. 그 순간이 아니면 볼 수 없는 눈 깜박임 속에 담아낸 역동적인 스포츠 사진도 볼 수 있다. 물속에서 벽을 차고 몸을 뻗고 있는 모습. 무더위를 싹 가시게 한다.
스포츠 스토리사진 부문 1등을 차지한 도널드 머레일리 주니어(미국, 게티 이미지) 작품이다. 지난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그랑프리 수영대회 장면으로 사진의 주인공은 세계기록 보유자인 아론 페어졸이다. 200m 배영 예선 경기에 참가한 그는 본선엔 진출 못했지만 2주 뒤 열린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자신의 세계기록을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는 후문이다.
이 전시회를 주관하는 세계보도사진재단은 네덜란드 왕실 후원으로 1955년 비영리재단으로 설립, 전세계의 포토저널리즘을 주도하고 있다. 매년 세계 각 도시를 돌며 순회사진전을 연다. 국내에서 전시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학생 5천원, 어른 8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