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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의 전당] <수색자: 특별판>
ibuti 2006-08-14

존 포드가 애정을 쏟았던, 외로운 서부 사나이

하워드 혹스와 니콜라스 레이, 프레드 진네만 등이 웨스턴 장르의 균열을 만들어낼 동안 다소 구시대적인 서부영화를 만들던 존 포드는 1956년, <수색자>로 장르의 최전선에 복귀하면서 진정한 성인 웨스턴을 선보인다. 남북전쟁에서 돌아온 이산(존 웨인)이 코만치에게 살해당한 동생 가족의 복수를 위해 보내는 10여년 세월이 <수색자>의 배경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시간과 공간의 미로를 헤매는 이산은 서부영화 역사상 가장 복잡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포드와 웨인의 연작을 보았던 사람은 주인공의 동기가 한 여인과의 사랑으로 인한 것이며, 점점 심해지는 광기는 그녀와 결별한 때문임을 안다. 가족, 전통, 공동체에 관심을 기울인 포드가 정작 애정을 쏟은 서부 사나이는 아이로니컬하게도 그 안에 정착할 수 없는 외로운 동물 같은 남자였다. <수색자>는 열린 문으로 들어왔던 남자가 다시 문 밖으로 떠나는 영화라고들 한다. 그 남자가 멀리 사라져 갈 때 눈물을 머금어보지 못한 사람은 서부영화를 사랑하거나 안다고 말할 자격이 없다. 특별판으로 재출시되는 <수색자>는 출시 전부터 특이한 색감이 화제에 올랐다. 복원된 영상은 선명도에서 분명 뛰어났으나 붉은 색감이 지나치다고 지적받은 것. 연전에 16mm 프린트로나마 <수색자>를 본 필자의 기억을 되살려볼 때 이번 DVD의 전체적인 색감에는 문제가 없다고 보지만, 그건 보는 사람의 눈에 따라 다를 테니 결국엔 제작을 맡은 전문가의 능력을 믿을 수밖에 없지 싶다(사실 바보 같은 16:9 아나모픽 영상을 만든다고 1.85:1 화면비율의 영상을 1.78:1로 만들어놓은 게 더 웃긴데 그것에 대해선 다들 말이 없다). 첫 번째 디스크에는 존 웨인의 아들이자 영화에 출연한 페트릭 웨인의 영화소개와 피터 보그다노비치의 음성해설이 수록됐다. 존 포드의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그에게 감사하다는 말까지 들었던 보그다노비치의 음성해설이 충실한 건 두말할 필요가 없다. 두 번째 디스크에는 커티스 핸슨, 마틴 스코시즈, 존 밀리어스가 <수색자>를 처음 보았던 기억과 함께 영화를 평가하는 ‘수색자의 진가’(31분), 당시 현장 풍경에 출연진과 존 밀리어스의 증언, 감상 등을 덧붙인 ‘존 포드, 존 웨인 그리고 수색자’(33분), 워너브러더스의 영화 홍보영상 모음인 ‘제작 뒷이야기’(22분) 등의 부록이 수록돼 있으나 기대에는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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