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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 낳는 드라마 시장 판도 바꾸겠다
허윤희(한겨레 기자) 사진 정용일 2006-08-10

이효리 소속사 DSPent, 흥행작가·피디까지 영입 방송국과 경쟁

디에스피이엔티 이호연 대표

매니지먼트사들이 드라마 외주제작사들의 영역이었던 드라마 제작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영화제작사 겸 매니지먼트사 팝콘필름에서는 에스비에스 〈천국보다 낯선〉, 스타맥스에서는 에스비에스 〈내 사랑 못난이〉 등을 제작·방영 중이다. 이병헌, 김제동의 소속사인 팬텀 엔터테인먼트와 송승헌의 소속사인 포이보스 등도 드라마 제작에 나설 예정으로 알려졌다. 그중에서도 음반제작과 가수 이효리, 옥주현, 더블에스501 등 가수 매니지먼트를 해오다 드라마 제작에 나선 ‘디에스피이엔티(DSPent)’ 의 활동이 눈에 띈다.

1991년 음반기획제작사 대성기획으로 출발한 디에스피이엔티는 그동안 음반 제작유통과 매니지먼트 사업을 해왔다. 디에스피이엔티 이호연 대표는 “음반 시장 불황의 돌파구로 방송콘텐츠 사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며 “수익 높은 종합엔터테인먼트사가 되기 위해서는 방송 콘텐츠, 그것도 드라마 제작이 필수불가결한 일이 되었다”고 했다. 이 회사는 2005년 자사에 소속된 이효리를 내세워 〈세잎클로버〉를 만들었다. 〈마이 걸〉 〈그 여자〉 〈사랑도 리필이 되나요〉 〈연개소문〉도 제작했다. 〈마이걸〉과 〈그 여자〉는 각각 30%, 20%대로 높은 시청률을 보였다. 올해 하반기에 방송 예정인 신은경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열혈 신부〉도 준비 중이다. 드라마 외에도 예능프로그램 〈가족오락관〉 〈이홍렬, 흥은희의 여유만만〉도 만들고 있다.

디에스피이엔티의 특징은 〈토지〉 〈파리의 연인〉 등을 기획한 문정수 책임피디, 〈성녀와 마녀〉 〈그 여자〉의 소현경 작가 등 방송 전문인력을 영입해 지상파 방송사의 드라마국을 그대로 본뜬 체제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지금 디에스피이엔티에서 드라마 제작사업을 총괄하는 문정수 제작대표는 “드라마 부문을 중심으로 방송 콘텐츠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올해 총매출 450억원 중 드라마 콘텐츠 제작사업의 매출 추정치가 200억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는 총 86억원 중 20억원으로 다른 연예기획사들이 날로 성장하는 이 시장에 뛰어들 이유가 충분한 셈이다. 지난달 29일 일본, 중국, 홍콩,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8개국과 〈마이 걸〉 〈그 여자〉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문 제작대표는 “〈마이 걸〉의 수출가는 10억원 정도로 이번 드라마 수출을 계기로 현재 방영 중이거나 제작 중인 드라마의 해외 판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

새로 진입하는 매니지먼트사들은 스타군단을 갖춘데다 “방송사와 제작사의 불합리한 콘텐츠 거래 관행을 바꾸는 데 힘쓸 것”이라 벼르고 있어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