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분 방영뒤 여주인공 연기력 논란 산만한 전개에 드라마 완성도 ‘입길’
지난 24일 첫 전파를 탄 한국방송 2텔레비전 〈포도밭 그 사나이〉(극본 조명주, 연출 박만영, 월·화 밤 9시 55분)는 〈궁〉에 이어 윤은혜가 두번째 선택한 드라마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첫회 시청률 6.4%, 2회 7.3%(에이지비닐슨 미디어리서치 집계)에 그쳐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
시청률 40%를 넘나드는 문화방송 〈주몽〉과 맞붙은 탓도 크지만 〈포도밭 그 사나이〉 자체 이야기 전개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포도밭…〉은 최근 미니시리즈의 경향을 고스란히 채택한 드라마다. 방학을 맞은 10대와 20대 초반 젊은 시청자들을 겨냥한 듯 시종일관 가볍고 발랄한 로맨틱 코미디를 지향한다. 그러나 〈내 이름은 김삼순〉 이후 줄기차게 대물림되는 여주인공의 캐릭터는 식상한 편이다. 평범하다기에는 지나쳐 푼수 같은 인상도 풍겼다.
〈포도밭 그 사나이〉는 1년만 내려와 농사를 지으면 1만평의 포도밭을 물려주겠다는 당숙 할아버지의 말만 믿고 시골로 내려가는 생기발랄한 도시 아가씨 지현(윤은혜)이 농촌 총각 장택기(오만석)와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을 그린다.
1회 초반은 지현의 엉뚱한 상상과 현실을 대비해 보여준다. 상상 속에서 ‘평범녀’ 대표 지현은 재벌 딸, 여배우, 우등생과 달리기 시합을 벌인다. 기를 쓰고 달려 1위를 하려는 순간, 뒤에서 잡아당긴 끈이 그를 꼴찌로 만든다. 이렇듯 상상은 지현의 현실을 보여주면서 그의 꿈을 설명하는 장치로도 쓰인다. ‘10억이 생기면 하고 싶은 일들’이나 유명 디자이너가 된 자신의 모습이다. 하지만 현실의 그는 너무나 평범할 뿐이다. 상상 장면들은 주인공의 캐릭터와 현실을 우스꽝스럽게 보여주는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강도들에게 옷을 빼앗긴 지현과 강간범으로 오해를 산 택기가 경찰서에서 상황설명을 하는 장면에서는 답답하고 지루해 드라마의 흐름을 끊는다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게시판에 올라왔다.
가수 ‘베이비복스’의 멤버로 연예계에 데뷔해 드라마 〈궁〉에서 연기자로 전업신고를 한 윤은혜의 연기력에 대한 의견도 분분했다. 누리꾼들은 “발음이 안 좋다” “표정 변화가 없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또 드라마 〈궁〉에서 보여줬던 엉뚱하고 발랄한 캐릭터에 변화가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반면에 “〈궁〉 때보다 캐릭터를 잘 소화해낸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 드라마는 30대 이상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이미 높은 시청률을 선점한 문화방송 〈주몽〉, 31일부터는 이성재, 김민정 주연의 에스비에스 〈천국보다 낯선〉과도 경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