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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자적함을 담은 근원으로의 회귀,
문석 2006-07-21

벌써 10장째다. 1995년 <Ron Sexsmith>가 나온 뒤에야 알려진 1991년의 진짜 데뷔앨범 <Grand Opera Lane>과 베스트음반 <Rarities>를 빼더라도 여덟 번째에 해당하는 <Time Being>은 론 섹스미스의 도돌이표와도 같은 음반이다. 벌써 42살이 된 이 캐나다 출신 팝 포크가수는 이번 앨범을 통해 자신의 근원으로 회귀하려는 듯 보인다. 특히 그를 세상에 알렸던 <Ron Sexsmith>와 이후 2장의 앨범에 참여했던 미첼 프룸이 프로듀서로 컴백했다는 사실은 ‘음악적 회귀’의 증거로 보인다. 섹스미스는 스스로 음악적 뿌리라고 이야기하는 폴 매카트니와 엘비스 코스텔로의 색채를 강하게 드러낸다. <Hands Of Time>이나 <Reason for Our Love>는 음색조차 매카트니를 떠올리게 한다. 그런 맥락에서라면 사이키델릭풍의 전환이 인상적인 <Grim Trucker>나 톰 웨이츠의 이미테이션 <And Now The Day Is Done>은 튀는 노래들이다. 제목에서 연상되듯, <Time Being>의 주제는 시간이다. 12곡은 모두 흘러가는,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을 그린다. 그렇다고 함부로 비애를 내뱉진 않는다. “친구를 잃는 것은 상처가 될지라도/ 추억할 수 있도록 해줄 거야”라는 <Hands Of Time>, “두려움 가질 것 없어/ 우리가 종착점에 가까이 있다면/ 그저 오랜 친구를 위해서 축배를 들 거야”라고 말하는 <Some Dusty Things>, “석탄처럼 어둡고 외로운 밤 동안/ 무언가가 내게 말해줬지, 괜찮아질 거라고”라는 <All In Good Time>처럼, 섹스미스는 덧없는 시간 속의 우리에게 유유자적 낙관을 품으라고 말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