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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식은 열기, 전문해설이 달래줬다

지상파3사 경기 앞뒤로 편성한 재분석·예측 프로 호평

우리나라의 16강 탈락과 함께 편성표를 도배했던 월드컵 특집프로그램들이 썰물 빠지듯 사라진 뒤, 전문성을 내세운 해설 프로그램들이 알토란같은 인기를 얻고 있다. 지상파 3사는 이번 월드컵에 이례적으로 매경기 사이 바로 전 경기를 요약하고 다음 경기를 예측하는 프로그램을 편성했는데, 최고 시청률 6%를 기록하며 뜻밖의 관심을 끌었다. 한국방송 이동현 스포츠부팀장은 “밤 12시, 새벽 4시 등 경기간 시간이 길어진 2006 독일 월드컵의 특성을 고려해 처음으로 생긴 프로그램들”이라며 “경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다음 경기를 기다리는 지루함을 없애주어 새벽시간대였지만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의 인기는 전문성을 내세운 스타해설자들의 영향이 한몫했다. 한국방송 2텔레비전은 <월드컵 하프타임>에 현역출신의 김대길 해설위원을 내세웠다. 1990~1992년, 1992~1996년 각각 선수와 감독생활을 지낸 그는 재치있는 입담보다는 생중계에서 놓쳤던 부분들을 예리하게 꼬집는 명쾌한 해석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각 팀의 전술과 성향 분석, 팀 컨디션 등을 파악해 경기 전체 흐름을 읽으려고 했다”는 김위원은 “한달 간 밤을 새며 대략 780명 정도 되는 모든 출전 선수들의 정보를 외웠다”고 했다. 그 덕분에 “프랑스전에서 박지성 선수가 골을 넣을 것”이라는 것과 “이탈리아가 결승에 올라갈 것”이라는 등 다음 경기를 정확히 예측해 화제가 됐다.

문화방송 <여기는 독일 월드컵>은 신세대 해설가를 내세워 상세하고 풍부한 해설을 덧붙였다. 축구전문사이트 토털사커의 박찬우 기자는 톡톡 튀고 흥미로운 해설로 젊은층을 중심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일반 시청자들이 잘 모르는 부분을 알려주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는 그는 “축구 뒷이야기나 관련자들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에피소드 등을 해설에 담은 것이 큰 덕을 본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로 22일 열린 호주-크로아티아전에서 한 선수에게 옐로카드를 3장이나 준 그래엄 폴 심판에 대해 대다수 언론이 비판을 퍼부었을 때, 그는 “원래는 굉장히 심판을 잘 본다고 유명하다. 그 사람의 소원이 결승전 심판을 보는 것이었는데 이번 일로 다시는 보지 못할 것 같아 안타깝다” 등 개인적인 소회를 담은 설명을 내놓아 화제에 올랐다. 시간에 쫓겨 입체적인 분석을 하기 힘든 중계해설에서는 기대하기 힘든 해설이다.

에스비에스도 권성진 인천유나이티드 마케팅 팀장이 해설자로 나선 <독일 월드컵 하이라이트>를 편성했다. 권팀장은 “이 팀은 이래서 이겼다”는 군더더기를 뺀 ‘한방’ 해설로 시청자들로부터 ‘호탕맨’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경기마다 시원시원한 해설로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