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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영, ‘웃는 얼굴로 돌아보라’로 코믹연기 도전
김미영 2006-07-04

중년연기자 이혜영(사진)이 연기생활 25년 만에 시트콤에 도전한다.

3일부터 방송하는 한국방송 2텔레비전의 새 시트콤 〈웃는 얼굴로 돌아보라〉(연출 박중민, 극본 목연희 외)에서 그는 라디오 진행자이자 연예기획사 사장인 고은비 역으로 등장해 코믹 연기를 선보인다. 고은비는 허영에 들뜬 얄미운 캐릭터로 실수해도 주눅들지 않고, 언제나 당당하고 거침없는 행동으로 웃음을 유발한다. 지난 28일 한국방송 신관에서 열린 〈웃는 얼굴로…〉의 기자간담회에서 “처음 시놉시스에 나와 있는 내 역할이 꼭 나를 관찰해 글로 쓴 것 같아서 기분이 나빴다”고 웃으면서 말문을 연 그는 “작가가 배우에게 관심을 갖고 배역을 맞춰서 캐스팅해준 만큼 자연스러운 내 모습을 보여줄 기회라 설레고 두렵다”고 말했다.

1981년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연기를 시작해 그동안 〈남부군〉 〈헤어드레서〉 〈피도 눈물도 없이〉 등의 영화와 최근 〈패션 70s〉 〈미안하다 사랑한다〉 같은 드라마까지 다양한 연기이력을 쌓아온 그이지만 코미디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혜영은 “캐스팅되고 드라마 촬영을 하면서도 처음엔 까불어야 하나 자중해야 하나 고민했다”며 “시트콤은 순발력으로 한다는데 대본에 충실한 스타일이라 즉흥대사를 못해 작가에게 써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사실 그는 독특한 목소리와 억양 때문에 진지하고 심각한 연기에서도 뜻밖의 웃음을 자아내는 일이 종종 있었다. 〈피도 눈물도 없이〉에서 귀부인 목소리를 내는 택시운전사나,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눈물샘을 자극하는 모성애 연기를 했는데도 유독 “아들~”이라고 부르는 ‘오드리’의 모습을 사람들이 더 기억하는 게 그렇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코미디가 어울린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는 그는 새로운 연기 변신을 보여줄 장르에 대한 부담도 내비쳤다. “영화에서는 다양한 장소와 상황들이 나오지만 시트콤은 같은 장면에서 비슷한 상황들이 연출돼 연기에 집중하지 않으면 지루하게 보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는 또 출연진들과의 호흡을 과시하면서 특히 상대역으로 말썽 많은 자식들의 든든한 아버지로 나올 이덕화와는 “〈개벽〉 〈거리의 악사〉 같은 작품 등에서 이미 호흡을 맞춰봤던 터라 믿음이 간다”고도 전했다.

〈웃는 얼굴로…〉는 부인과 사별하고 홀로 아들 하나, 딸 셋을 키워온 아버지가 보여주는 따뜻한 가족애를 주제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밤 9시2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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