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만화 <엑스맨>은 변화와 혼란의 시기인 1960년대 첫선을 보였다.
로버트 저메키스는 ‘속편은 전편과 같으면서도 달라야 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브라이언 싱어는 <엑스맨> 1편을 제의받았을 때 “만화가 원작이라고? 내가 왜 그걸 해야 돼?”라고 반문했을 정도로 회의적이었지만 <엑스맨2>를 전편보다 더욱 돋보이는 속편으로 승화시켰다. <엑스맨 2>의 가치는 차별과 소외 등 전편에서 제시된 여러 주제를 그대로 유지한 동시에 더 깊이있게 확장시켰다는 점. 이는 제작 전반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다. 예를 들어 엑스맨 복장이나 매그니토의 의상은 전편의 디자인을 좀더 세련되고 착용하기 편하게 수정했으며, 거의 모든 옷에 문자 ‘X’를 활용한 도안을 넣었다. 온몸을 분장해야 하는 미스틱이나 새로 등장한 나이트크롤러는 분장 시간을 줄이면서도 좀더 위화감을 줄일 수 있는 개량이 시도되었다. 세트의 경우 실물보다 더욱 실물다운 백악관 집무실이나 댐 내부의 비밀 기지 등이 추가되었으며 규모도 커져 전편보다 훨씬 넓은 영화적 공간을 제공할 수 있었다. 자신의 ‘다름’을 인정하고 그것이 초래하는 갈등을 극복하는 뮤턴트들의 싸움을 다룬 작품답게 원작에 등장하는 수많은 뮤턴트를 선정하는 과정도 중요했다. 앨런 커밍이 연기한 나이트크롤러는 꼬리 달린 악마와 같은 외모를 지녔으나 선한 내면을 가진 뮤턴트. 독실한 신앙심으로 선한 의지를 잃지 않음으로써 새로운 엑스맨의 일원이 된다. 하지만 엑스맨 가입 조건은 까다로웠다. 앞서 분장 시간이 줄었다고는 했지만, 그래도 10시간이나 걸렸으니까. 커밍스 왈 ‘주위의 모든 사람을 때려주고 싶었다’. 그럴 만도 하다.
나이트크롤러의 분장 과정. 전신 분장은 10시간이 걸렸다.
스코어를 작곡한 존 오트먼은 싱어 감독과 오랫동안 함께 작업해온 동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