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수사물 두 편이 잇따라 선보여 눈길을 끈다. 온스타일이 2일부터 방영한 〈클로스 투 홈〉(금 밤 10시)과 채널 씨지브이가 14일부터 내보내는 〈본즈〉(수·목 밤 8시50분)는 그동안 남성 수사관의 보조자에 머물던 여성 수사관을 중심에 세웠다. 부드럽지만 여리지 않은 ‘외유내강’ 주인공의 캐릭터가 색다른 재미를 보탠다. 〈시에스아이〉 등 긴박함을 앞세운 외국 수사물이 케이블 채널에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는데 이 두 드라마는 여성의 시선과 독특한 소재를 내세워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클로스 투 홈〉은 출산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여성 검사의 이야기다. 쉬는 동안 동료는 자신을 앞질러 승진했고 사건들은 좀처럼 풀리지 않는다. 드라마는 그가 점차 실력을 발휘하며 장애물들을 넘는 과정을 따라간다. 〈시에스아이〉 〈에프비아이 실종 수사대〉 등 다양한 범죄수사물을 성공시켰던 제리 브룩하이머 사단이 제작을 맡아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다.
지난해 미국 시비에스 방영 당시 ‘여성을 위한 수사물’이란 평가를 받았던 이 드라마는 수사물의 긴장감을 놓치지 않으면서 직장여성의 고단한 삶을 잡아낸다. 주인공 애나베스 체이스는 한 아이의 어머니이기도 한데, 그가 일과 가정 사이 균형을 잡으려 애쓰는 모습은 공감을 자아낸다. 체이스도 아이에게 모유를 먹이고 싶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다. 그는 모유를 보관할 만한 개인 냉장고를 지급하도록 직장에 요구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결국 그가 사건을 해결한 대가로 냉장고를 받아내는 과정은 통쾌하다.
이 드라마의 다른 특징은 사건 해결 과정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해가는 여성 검사나 피해자의 심리를 섬세하게 드러낸다. 폭탄테러, 살인사건 등 수사물의 단골 소재 대신 가정폭력, 유괴, 스토킹, 성추행 등을 골라잡는다. 여성이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범죄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보여주기도 한다.
이와 비교해 〈본즈〉는 여성 주인공을 내세웠지만 범인을 찾아내는 데 방점을 둔 기존 수사물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실존인물인 법의학 박사 케이시 리치스가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본즈〉의 매력은 흩어진 뼛조각 하나하나를 끈질기게 맞춰가는 철두철미한 천재 여성 학자 캐릭터에서 나온다. 법의학 연구소를 무대로 ‘본즈’라는 별명을 가진 템퍼런스 브레넌 박사는 특수부대 출신 에프비아이 수사관과 짝을 이뤄 피해자의 뼈에서 단서를 찾아 살인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