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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더버그가 그리는 미국의 이면, <버블>
ibuti 2006-06-09

극장, DVD 그리고 기타 매체로 동시 공개된 <버블>의 시도는 한국에서 그리 주목받지 못했다. 흥행 성적은 좋지 않았고, DVD가 담긴 박스는 뜯기지 않은 채 매표소 뒤에 놓여 있었다. 어쨌든 <버블>은 카피 그대로 ‘새로운 소더버그의 경험’이다. ‘HD넷 필름스’와 여섯편의 영화를 진행하기로 한 스티븐 소더버그는 첫 작품인 <버블>의 내용을 의외의 것으로 만들어 주목받기를 원했다. <버블>의 주인공은 미국 중서부 지방의 노동자들이며, 배우는 그 지방 사람 중 오디션으로 뽑았고, 전체적인 구성 또한 극히 간소하다. <버블>은 ‘아메리칸 블루’ 혹은 ‘사이코 아메리카나’에 관한 영화다. 인형공장에서 살아가는 세 노동자들의 삶이 우울한 건 힘겨운 노동이 아닌 희망과 변화가 보이지 않는 미래 때문이다. 그 속에서 벌어지는 하나의 살인사건과 빨강머리 노동자 마사의 비극은 알려지지 않은 미국의 이면을 은밀한 톤으로 드러낸다. 푸른 옷에 우울한 표정의 여인이 붉은 죄수복을 입고 경악하는 얼굴로 바뀌는 과정을 담담하고 미니멀한 시선으로 따라가는 <버블>은 미국판 <성냥공장 소녀>처럼 보인다. 세명의 노동자가 있었다. 한 노동자는 죽고 한 노동자는 갇힌다. 그리고 한 노동자는 작업장에 남는다. 그의 쓸쓸한 얼굴이 오래도록 기억될 영화다. 간혹 편차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깔끔한 영상을 보여주는 DVD는 부록으로 배우와 작가가 같이 진행하는 후일담(11분, 사진), 노동자였던 세 배우의 오디션 장면(23분), 감독 인터뷰(10분), 마사의 안타까운 사연이 드러나는 삭제장면(6분) 등을 수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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