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Culture > 초이스 > 포커스
요리 프로그램 전성시대 [4] - <찾아라 맛있는 TV>

국내 최장수 요리 프로그램 <찾아라 맛있는 TV>

니들의 군침 소리에 나까지 군침이~

MBC 토요일 오전 10시55분

화면에 비슷한 듯하지만 엄연히 다르다는 숯불구이와 바비큐가 등장한다. 숯불구이가 다리가 없는 실내용이며 부위별로 먹을 수 있는 것이라면, 바비큐는 다리가 있고 야외 불판에서 통으로 구워먹는 것이라는 간단한 설명이 끝나면 각각의 맛집이 소개된다. 리포터인 김한석과 박선영이 크게 한입 베어 물면, 스튜디오는 난리가 난다. MC 이재용과 정선희를 비롯한 패널들은 “오~”, “어머~” 등의 감탄사를 내뱉느라 정신이 없고, 카메라는 그들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느라 바쁘다. 넋을 놓고 군침 흘리는 정선희는 자신의 표정이 무방비로 카메라에 잡혀 잠시 얼굴을 붉히지만, 이내 화면으로 시선을 돌린다.

지난 4월21일 홍익대 앞 작업실에서 만난 정창권 PD가 묘사하는 <찾아라 맛있는 TV>의 녹화 현장이다. 이어 그는 “여기에 우리 프로그램의 장수비결이 모두 숨겨져 있다. 출연진의 감탄사나, 음식을 보고 군침을 흘리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면 시청자는 그게 자신의 모습이라 착각한다. 그럼 출연진처럼 집중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요리라는 단일 아이템으로 1시간짜리 프로그램을 만든 건 <찾아라 맛있는 TV>가 처음이었죠. 그래선지 우리가 음식 밑에 검은색 천을 깔고, 돌림판을 사용하자 이후 제작되는 모든 프로그램들이 그렇게 하더라고요.”

<찾아라 맛있는 TV>는 2001년 10월 첫 방송을 내보낸 이후 지금까지 같은 시간에 방송되고 있지만, 방송시간을 따로 기억해가며 꼬박꼬박 찾게 되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대신 할 일 없는 주말 오전 리모컨으로 채널을 돌리다 ‘걸리게 되면’ 더이상 채널을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 과감한 클로즈업과 초단위로 끊어 스피디하게 넘어가는 화면엔 그냥 건너뛰지 못하게 하는 마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열렬한 팬층을 가지진 못하지만 방송을 본 이들만큼은 그날의 마니아로 만들 수 있는 점이 <찾아라 맛있는 TV>의 장수 비결이다. “우리가 어떤 아이템을 소개하면 반드시 그 집이 아니더라도 그 아이템에 대한 소비가 증가한다는 얘기도 들리더라고요.” 정 PD의 표정엔 어느새 뿌듯함이 가득했다.

<찾아라 맛있는 TV>가 얼마나 더 장수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한국식 서바이벌 리얼리티 쇼 <청년성공시대-내일은 요리왕>(SBS)이나 일반인들이 자신만의 레시피를 공개하는 <노벨의 식탁>(KBS) 등 독특한 컨셉의 프로그램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찾아라 맛있는 TV>에 희망이 보이는 이유는, 새로운 코너 개발을 게을리하지 않는 성실함과 숨겨진 맛집을 찾아내기 위해 전국 각지에 150여명의 ‘맛 통신원’을 파견한 제도를 만드는 정직함이 있어서다. 2004년 10월부터 지난 2월까지 선보였던 ‘주방의 전설’을 폐지하고 신설한 ‘음식완전정복’은 헷갈리기 쉬운 요리 두 가지에 대해 정확히 알아보는 시간이다. 지금까지 이 코너를 통해 소개된 아이템은 우동과 국수, 비지와 순두부, 보쌈과 월남쌈 등. 이 코너의 목적은 다른 음식이긴 한데 차이점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들을 구분해준다는 데 있다. 기본 재료와 기원, 조리법의 차이 등 다소 딱딱한 설명은 랩을 활용해 리듬감있게 전달해 지루함을 피했다.

<찾아라 맛있는 TV>는 5월을 맞아 ‘효도 맛7’과 ‘다이어트 맛7’을 준비 중이다. ‘음식완전정복’ 코너에서는 설렁탕과 곰탕의 차이도 알아볼 예정이다.

닮은 프로그램

<결정! 맛대맛> SBS 일요일 오전 10시50분

매주 두 가지 대결 메뉴가 치열한 맛의 대결을 펼친다. 스튜디오에서 두 메뉴의 요리과정을 본 다음 직접 맛을 본 뒤 다수결로 그날의 승리 음식을 정한다. 승리한 음식을 지목한 출연자는 푸짐한 식사를 즐기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벌칙도 감수해야 한다. 게임 형식으로 진행되지만, 맛집을 소개한다는 기본 취지까지 잊지는 않았다. 승리 음식을 맞혀야 한다는 룰과 소개하는 요리의 개수가 2개라는 것을 제외하면, <찾아라 맛있는 TV>의 ‘음식 대격돌 맛7’과 매우 유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