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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서머 빅5 [6] - <다빈치 코드>

2000년 만에 풀려난 위험한 봉인

감독 론 하워드 출연 톰 행크스, 오드리 토투, 이안 매켈런, 폴 베타니, 장 르노 수입·배급 소니픽쳐스릴리징코리아 개봉 5월18일

줄거리 | 기호학 강의를 위해 파리에 체류 중이던 하버드의 기호학자 로버트 랭던(톰 행크스)은 깊은 밤 파리 경찰로부터 급한 호출을 받는다. 루브르 박물관 수석 큐레이터 자크 소니에르가 뜻모를 다잉메시지만 남긴 채 관내에서 살해당한 것이다. 파슈 국장(장 르노)은 자크가 남긴 암호의 마지막 줄 ‘P. S. 로버트 랭던을 찾아라’가 랭던이 범인임을 암시하는 글귀라 믿는다. 자크의 손녀이자 역시 기호학자인 소피 느뷔(오드리 토투)는 그것이 랭던의 도움을 받아 암호를 풀라는 할아버지의 간곡한 부탁임을 대번에 눈치챈다. 소피에 의해 철통같은 루브르에서 탈출한 랭던은 이제 자크가 남긴 기묘한 수수께끼를 풀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들이 진실에 다가설수록 경찰과 오푸스 데이의 압력은 거세진다.

2003년 3월18일, 당시만 해도 무명작가였던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가 출간된다. ‘예수가 마리아와 결혼했고, 그 사이에서 자식까지 얻었다’고 주장하는 이 발칙한 소설에 기독교 단체는 크게 반발했지만 대중은 열광했다. 많은 영화제작자는 2003년 이후 단 한 순간도 화제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던 이 소설에 욕심을 보였다.

소설 <다빈치 코드>에 가장 먼저 흥미를 보인 이는 TV시리즈 <24>의 제작·각본을 맡은 조엘 서나우였다. 하지만 댄 브라운은 자신의 소설이 TV쇼에 활용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자연스레 저작권은 영화사 소니에 넘어갔다. 소니가 고용한 브라이언 그레이저는 <스플래쉬>와 <아폴로 13>을 통해 팀워크를 자랑했던 론 하워드를 감독으로 불러들였고, 이때부터 소설의 영화화는 구체화된다. 이때가 2003년 10월14일. 소설이 출판된 지 7개월 만의 일이다.

이렇게 시작된 영화의 제작일지를 지켜보면 “구하라, 받을 것이다. 찾아라,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라는 성경말씀이 떠오른다. 감독은 크랭크인 날짜를 한달여나 늦추면서 캐스팅에 열중했다. 극중 인물과 꼭 맞는 배우를 오랜 시간 구하였던 제작진은 톰 행크스와 오드리 토투, 장 르노와 폴 베타니라는 믿음직한 배우를 받는 데 성공했다.

2005년 7월29일 시작한 첫 촬영은 소설에서와 같이 루브르 박물관에서 이뤄졌다. 소설은 극중 배경에 대해 친절한 설명을 곁들여놓았다. 때문에 제작진은 세트를 따로 제작할 필요가 없었다. 물론 소설을 맹비난하는 종교단체로부터 사용허가를 얻어야 쓸 수 있는 장소들이긴 했지만. 그래서 루브르의 승낙은 제작진을 들뜨게 했다. 루브르는 보안과 작품 보존을 이유로 지나치게 간섭했다. 제작진은 바닥에 피가 흩뿌리거나 그림을 벽에서 떼어내는 일을 할 수 없었다. 진품 <모나리자>에 조명을 비출 수 없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2005년 12월 공개된 트레일러는 그들이 소설이 묘사하던 루브르의 분위기를 제대로 찾아내, 영화적 퀄리티도 얻었음을 보여줬다.

그들의 다음 과제는 기독교와 소설에 악인으로 등장하는 오푸스 데이와 알비노 단체의 항의에 맞서는 일이었다. 영화 후반부 중요한 주인공인 웨스트민스터 대수도원이 촬영장을 내줄 수 없다는 소식은 청천벽력과 같았다. 하지만 성경은 ‘문을 두드리는 자에게 열어준다’지 않았는가. 제작진은 영국 고딕양식을 잘 보여주는 링컨교회에 10만파운드라는 거금을 주고 촬영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해 9월 스코틀랜드에 위치한 탬플교회에서의 촬영으로 영화의 기본 얼개가 되는 장면들을 모두 완성했다.

물론 아직도 문제는 남아 있다. 영화가 이 논쟁적인 소설의 주장을 어디까지 받아들였느냐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제작진이 “논란부분은 가능한 한 모호하게 처리하는 등 부분적으로 수정하되 원작을 최대한 살리는 데 방점을 둘 것”이라던 초반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태니, 영화에 대한 논쟁은 5월로 미뤄야 할 듯하다.

감독 한마디 | “다들 논쟁적인 소설을 영화로 한다고 했을 때 우려를 보였지만, 난 상관하지 않았다. 우리에게 소설 <다빈치 코드>는 재미있는 소재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루브르에서의 촬영은 특히 기억에 남는데 시간이 매우 촉박했고, 제약도 많았지만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그곳에서의 일은 매우 재미있었다.”

7개의 숫자로 보는 <다빈치 코드>

138/ 원작이 전미 베스트셀러 톱10 목록에 오른 기간(주).

43,000,000/ 하드커버 원작이 전세계에 판매된 부수.

6,000,000,000/ 소니가 댄 브라운에게 지불한 저작권료(원).

125,000,000,000/ 영화에 투입된 총제작비(원).

56/ 소설과 영화로 이름을 알린 영국 채플 교회의 방문객 증가율(%).

200,000,000/ 영국 링컨교회 대여료(원).

7,300,000/ 2005년 루브르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 수(명). 전년의 670만명에 비해 8.9% 늘어 2년 연속 기록을 경신. 이중 외국인 비율은 무려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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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소니픽쳐스릴리징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