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상 수상자 니시무라의 극적인 몰락!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다(?).
<자토이치> DVD에는 두편의 메이킹 다큐멘터리가 들어 있다. 하나는 제작발표부터 베니스영화제 수상까지를 간략히 소개한 레디메이드 붕어빵. 하지만 기타노 다케시의 매니저가 직접 촬영한 다른 하나는 현장감도 생생하고 무엇보다 그 자체가 하나의 코미디다. 이 ‘매니저 버전 메이킹’의 특징은 단역배우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 매니저는 <돌스>로 신인상을 수상했던, 기타노의 운전사 출신 배우 니시무라를 상영시간 내내 근엄한 목소리로 놀려댄다. 대사 한줄이 주어졌던 그는 레디고 직전만 해도 ‘대사 칠 때 오버하는 건 풋내기나 하는 짓’ 어쩌고 하며 잔뜩 폼을 잡지만, 감독의 지시가 떨어지자 긴장한 듯 몇번이나 NG를 낸다. 화가 난 감독은 결국 니시무라의 대사를 빼앗아버리고 연기도 못하게 하지만,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그는 다른 단역들과 계속 노닥거린다. 똑같은 단역이지만 창을 들고 ‘야∼’ 하며 달리던 무호마쓰는 성실한 자세로 주가가 올라가는데, 반대로 주가가 계속 떨어지는 니시무라는 촬영장 구석에서 휴대폰으로 셀카나 찍고 있다는 슬픈(?) 이야기다. 이외에도 ‘연출 영상’이라는 개그 모음에서는 근엄한 아사노 다다노부의 노트에 적힌 엽기적인 낙서(한자로 ‘마이클 잭슨은 딸꾹질로 상대를 제압한다’라고 씀)라든가 CG 테스트에서 자토이치를 CG 칼로 난도질하는 유머러스한 장면 등이 웃음을 터뜨리게 하기에 충분하며, ‘아직도 휴대폰 안 끈 놈은 베어버린다!’며 위협하는 휴대폰 매너 광고도 압권이다. 본격 오락영화를 표방했던 작품답게 부록의 재미도 본편 이상이다.
아사노 다다노부의 노트. 고어로 쓴 것 같지만 그 내용은 어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