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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터리] 감독과 평론가는 보이는 게 달라? <바람난 가족>

호정과 입양된 아들의 대화. 감독이 스스로 ‘못 찍었다’고 인정한 장면이다.

한 중소업체의 블로그 서비스가 최근 대기업에 인수되었다. 이 서비스를 통해 나름의 독특한 문화를 일구어왔던 사용자 커뮤니티는 발칵 뒤집혔고, 서비스 안팎에서 사태에 대한 극과 극으로 갈린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서비스의 고유한 특성과 문화를 유지하라’는 사용자 입장과 ‘기업 활동을 이해 못하는 비난은 무의미하다’는 기업 또는 개발자 입장간의 온도차는 하나의 주제에 관한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영화 역시 제작진과 평단의 입장 차가 있다. 그 골이 생각보다 깊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바람난 가족>의 발칙한 음성해설이다. 감독과 평론가가 함께한 이 자리에는 상당수의 문제발언이 존재한다. ‘그 평론가는 기본적으로 한국영화나 감독을 경멸하는 것 같다. 아마 자기가 영화를 찍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가보다. 영화를 만들든 평론을 그만둬라.’ 감독이 실명을 밝힌 한 평론가를 향해 독설을 퍼붓는 이 대목에선 식은땀이 흐른다. 음성해설에 참여했던 평론가는 여성에 대한 묘사로 말이 많은 한 감독을 만난 일화를 들려준다. 그 감독은 또 한소리 듣겠구나 싶어 긴장했는데, 평론가가 대뜸 영화 촬영지가 궁금하다고 물어 안심했다나. 제작진과 평단이 각각 서로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의 일면(전체는 아니다!)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순간들이다. 평론가는 끊임없이 관념적으로 영화를 쫓아가고, 감독은 끊임없이 별 생각 없었다며 도망친다. 어쨌든 여기서 제3자인 관객 입장에서는 이들의 티격태격도 영화 보는 데 있어 하나의 흥밋거리다.

널찍한 무용 연습장은 원래 집 안에서 찍기로 했던 결말의 설정도 바꾸었다.

가장 인상적인 이부자리 장면. 2.35 대 1 종횡비를 훌륭하게 활용한 대목이다.

많은 질문을 받았던 오프닝. 감독과 배우(별도 음성해설) 모두 ‘아무 생각 없었다’.

평론가의 지적과는 달리 감독은 스쳐가는 캐릭터들에게도 각자의 이야기가 있음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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