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트랙> 작가 진 로덴베리의 우주 시나리오 결정판이 큐채널에서 지난 20일부터 방영되고 있다. <안드로메다>(매주 월∼목요일 밤 11시) 시즌1은 로덴베리가 남긴 제작노트를 바탕으로 그의 아내이자 배우인 메이젤 바렛 로덴베리가 제작하고 티브이 시리즈 <헤라클레스>의 케빈 스로보가 딜런 헌트 함장역을, <13일의 금요일 10: 제이슨-X>의 렉사 더그가 인공지능 안드로메다 역을 맡아 고인의 꿈을 실현시켰다. 이 작품은 안드로메다 어센던트의 선장 딜런 헌트와 인공지능 안드로메다를 중심으로 뭉친 전사 다섯명이 우주의 평화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공상과학 시리즈물로 이미 2000년 10월부터 2005년까지 미국 케이블 텔레비전 사이파이(Sci-Fi) 채널에서 총 5개 시즌의 110편이 인기리에 전파를 탔다.
<안드로메다>는 연방을 지키는 평화유지군 지휘관인 딜런 헌트 함장이 블랙홀의 시간지평선에 갇히고 ‘ 코먼웰스’ 행성연합이 위기에 처하게 된 시점에서 출발한다. 함장과 그를 구조하는 유레카 마루호의 리사 라이더(베카 발렌타인 역), 케이스 해밀턴 콥(티르 아나사지 역) 등의 요원들이 행성연합을 재건하기 위해 떠나는 험난한 여정을 담았다.
최근의 과학드라마처럼, 공상과학 시리즈면서도 질량의 법칙, 중력 등 현대물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각 이야기가 짜였다. 논리적이고 정교해 공상을 뛰어넘는 설득력이 있다. 광활한 우주와 박진감 넘치는 우주 전투 장면도 티브이 시리즈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 이상이다. 작품이 담고 있는 주제 또한 눈길을 끈다. 외계 종족간의 치열한 아귀다툼을 빗대어 인간사의 갈등과 분쟁을 풍자하고 화합과 공존만이 살 길이라고 강조한다. 작가의 분신과도 같은 딜런 함장은 “아무런 의미없이 생존을 위해 싸울 것이냐? ”고 대원들을 설득해 폭력과 분노로 가득찬 ‘어둠의 행성’에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다. 로덴베리가 60년대 텔레비전 시리즈 <스타 트랙>에서 이야기해온 ‘평화의 철학’을 고스란히 형상화한 인물이다.
그러나 이 철학 너머에는 미국적인 사고방식도 깔려 있다. 안드로메다 어센던트를 총 지휘하는 딜런 함장은 모든 문제를 혼자 해결한다. 안드로메다에서 그의 말은 곧 진리이자 법이다. 그 영웅주의에는 미국식 패권주의의 냄새가 배있다. 장면 곳곳에서 은근 슬쩍 미국 문화우월주의를 내비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