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의 FBI 폭력범죄 전담반이라는 설정, 연쇄살인과 아동학대 등 엽기적인 범죄들, 저마다의 사연을 지니고 있는 주인공 등 <인사이드>는 다른 수사물과 별다를 게 없다. 증거 자체에 주력하는 <C.S.I.>나, 수사와 법정극이 절반씩 펼쳐지는 <로 앤 오더>처럼 가시적으로 보이는 변별점이 없는 것이다. 굳이 찾아내자면 엽기의 강도가 좀 세고, 제목 그대로 ‘인사이드’에 집중한다는 것. 하지만 그게 바로, <인사이드>의 매력이다. 내면의 극단적인 악을 드러낸다는 것.

연쇄살인범을 쫓던 전담반의 프로파일러가 얼굴 가죽이 벗겨진 시체로 발견되고, 후임으로 신참인 레베카가 온다. 팀원들이 레베카의 이력을 조사하자, 놀라운 사실이 드러난다. 레베카는 어린 시절 한 남자에게 유괴되어 몇년간 감금되었다가 자력으로 탈출했던 희생자였다. 레베카에게 각인된 트라우마는, 레베카가 범인들의 이력을 분석하고 행동을 예측하는 프로파일링에 탁월한 통찰력을 가져다준다. 레베카는 자신의 상처에서, 타인의 상처를 읽는 능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인사이드>는 인간의 내면에 들어 있는 악마를 보여준다. 정말 끔찍한 사건들이, 정말 아찔한 순간들이 <인사이드>에서는 펼쳐진다.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존재나 상황에서도, <인사이드>는 정반대의 악몽을 보여준다. 아이들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고, 누군가를 지배한다는 욕망의 잔혹함이나, 자신의 안위를 위해 태연하게 자행하는 엽기적인 폭력 등 극한의 순간들이 <인사이드>에서 그려진다. 우리 안의 수많은 악마들이, <인사이드>에서는 노골적으로 활개치고 있다.

하지만 <인사이드>가 정말 흥미로운 지점은, 그 엽기적인 악마들이 아니다. 트라우마 때문에 레베카는 일상적인 관계를 맺지 못한다. 본능적으로 범인의 ‘인사이드’에 파고들 수 있지만, 보통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잃어버린 것이다. 오로지 타인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는 일에만 열중하는 레베카는, 일상생활에서는 무능력자에 가깝다. <인사이드>는 레베카의 분투와 함께, 치유과정도 보여주고 있다. 전담반의 동료들이 어떻게 레베카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는지를, 아니 어떻게 레베카가 마음을 여는지를. 그러나 <인사이드>는 시청률이 높지 않아 방영을 중단한 탓에, 1시즌 13화만에 종영되었다.

아마 <인사이드>가 큰 호응을 얻지 못한 이유는, 지나치게 어두웠기 때문일 것이다. <인사이드>는 엽기적인 범죄를 다루면서, 그들의 마음속으로 한발 더 들어갔다. <인사이드>에 등장하는 범인들의 동기는, 상식적인 교육이나 애정 같은 것으로 치유할 수 있는 단순한 상처 같은 것이 아니었다. 희생자들의 내면에는, 더 깊은 무언가가 있었다. 레베카는 자신의 힘으로 마음의 감옥에서 나왔다고 말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인사이드>는 잔인하게, 우리 마음속의 악마를 풀어놓는다. 많은 사람들은, 그걸 굳이 보고 싶어하지 않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