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출신자가 직접 범죄심리 수사극을 만들었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쇄살인이 일어난다. 피해 여성들은 어떤 물건으로 위협받으며 강간 당한 흔적이 있으며, 눈이 가려진 상태에서 목이 졸리고 칼에 찔린 채 살해됐다. 범인은 수사진에게 특수한 메시지를 남기고, 수사진은 범인과 고도의 심리싸움을 벌이며 수사망을 좁혀간다. 일명 프로파일링. 증거에 의존하는 수사가 아니라 범인의 심리를 들여다보며 사건을 해결하는 기술이다.
지난 15일 케이블 티브이 영화채널인 채널 시지브이는 프로파일링 수사 기법을 소재로 한 새로운 범죄심리극 <크리미널 마인드>(수, 목요일 밤 8시50분)를 첫 방영했다. 미연방수사국 최고의 행동 분석가 제이슨 기디언 반장을 중심으로 5명의 프로파일러들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다룬다. 2005년 10월, 미국 시비에스(CBS)에서 첫 전파를 타 현재까지 미국에서 인기리에 방영중인 최신작이다. 경찰로 10년간 근무하다가 방송제작자로 변신한 에드워드 앨런 베네로와 <그레이 아나토미>의 마크 고든이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극에서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뚜렷한 이해관계 없는 범죄들이 일어난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와는 사건의 성격과 수사 방식이 조금 다르다. 가 범죄현장의 모든 증거를 수집 분석하고 마침내 디엔에이와 지문에서 결정적 단서를 확보한다면, <크리미널 마인드>는 범죄 대상과 범행 방법을 늘어놓고 두뇌로 범인의 신체적 특징과 성격 같은 신상을 유추해 사건을 해결한다. 특히 전자가 돈, 치정, 복수 같은 뚜렷한 목적을 가진 사건을 해결하면서 과학적인 분석방법과 검시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면, 후자는 기이한 방법으로 정서적 만족을 얻으려는 범인들을 뒤쫓는 프로파일러의 능력에 초점을 맞춘다. 즉, 그리섬 반장이 주검에서 발견한 곤충으로 살해당한 시간과 주검의 부패정도를 파악한다면, 기디언 반장은 “악에 바탕을 둔 초자연적 믿음은 필연적인게 아니며 고독한 사람은 모든 사악함에서 능력을 부여받는다”며 범인들과 감정적인 동화를 시도하는 식이다.
수사 방법은 더 간단하지만 심리학, 범죄학 등의 풍부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논리적 분석을 하는 모습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속사포처럼 빠른 대사 처리와 상황전개, 증거사진에서 바로 범죄현장으로 넘어가는 오버랩 기법, 범죄심리물다운 철학적 명언들이 재미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