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웬디는 극중 내레이션을 맡기도 했던 새프런 버로스가 연기했다.
요즘 한창 주목받고 있는 드라마 <궁>을 보면 “세월이 아이들 키만큼 자랐으니, 모든 것이 잊혀졌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대사가 나온다. 하지만 자라지 않는 소년에게 ‘잊혀지는 것’이란 없다. 그에게 있어 시간은 언제까지나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는 현재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소년기를 돌아갈 수 없는 과거로 보내버린 어른들은 <피터 팬>을 보면서 성장하기로 결심한 웬디의 모습이 남의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언뜻 꿈과 환상과 모험이 가득한 이야기처럼 보이는 <피터 팬>이 때로는 아프고 심지어 잔혹할 수도 있는 동화로 다가오는 순간이다. 웬디를 집에 남겨둔 채 네버랜드로 돌아가는 피터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면 DVD에서 미공개 결말을 꺼내 이야기를 마무리지어도 좋을 것이다. 여기서는 시간이 흘러 딸에게 피터 팬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어른 웬디가 나온다. 그러나 다시 나타난 피터는 옛날의 아이 모습 그대로다. 이제는 네버랜드로 함께 갈 수 없는 서로의 달라진 모습을 본 웬디와 피터의 표정이 예사롭지 않다. 아쉬운 점이라면 이 삭제 장면이 미완성이라는 것. 시각효과가 마무리되지 않았고, 음악도 들어가 있지 않다. 하지만 완성되지 않은 장면이라고 해서 웬디와 피터 사이에 흐르는 아련한 상실의 감정까지 반감되는 것은 아니다. 이외에도 최종본에 포함되지 못한, 아이들이 사라진 충격 때문에 달링이 개집에 들어가 사는 일련의 묘사들과 클라이맥스 분위기에 맞지 않아 빠진 해적들의 경쾌한 합창과 같은 미공개 장면들도 흥미 위주로 살펴볼 수 있다.
웬디의 딸 제인은 어머니를 대신하여 피터와 함께 모험을 떠나게 된다.
아쉽게도 이 미공개 엔딩은 시각효과 등이 마무리되지 않은 미완성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