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 선셋>의 리처드 링클레이터가 꼬마 야구단 영화를 리메이크했다고? 링클레이터가 야구선수의 경력을 살려 대학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다(그 덩치에 <비포 선셋>이나 <웨이킹 라이프>를 만든 게 더 신기하다). 하이틴의 수호자로 경력을 시작한 링클레이터는 <스쿨 오브 락> 이후 아예 어린이들의 친구가 되기로 마음먹은 것 같다. 국내에서 제대로 된 개봉은커녕 DVD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게 화날 정도로 <배드 뉴스 베어즈>는 재미있는 영화다. ‘만약 당신이 스포츠 정신과 전통, 어린 시절의 순수를 믿는다면 여기 나쁜 소식이 있습니다’라는 예고편의 문구가 그렇게 어울릴 수가 없다. 가장 과소평가된 감독인 마이클 리치가 1976년에 만든 원작의 많은 부분을 고스란히 안고 온 <배드 뉴스 베어즈>는 보수적이고 심약한 사람들의 가슴을 벌렁거리게 만든다. 실패한 인생의 전형인 은퇴한 야구선수와 악동들의 불량스런 행동은 누군가에겐 불쾌할 테지만, <배드 뉴스 베어즈>는 미국 중산층이야말로 악당의 침입이 필요한 곳이며 사회엔 악당의 윤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링클레이터 영화의 DVD가 주는 또 다른 즐거움인 부록을 놓친다면 큰 실수하는 거다. 영화만큼 악동인 감독과 두 작가가 연방 짓궂은 진행 속에 자신들의 순진함을 주장하는 음성해설, 제작 뒷이야기(사진, 12분), 각본 쓰기(10분), 꼬마들 캐스팅(10분), 야구훈련 현장(5분), 음성해설이 붙은 6개의 삭제 장면(9분)과 3개의 아웃테이크(2분) 등 부록마다 개구쟁이의 얼굴이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