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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야, 산삼이야? <내 인생의 스페셜>
김미영 2006-02-23

<늑대>의 대타로 긴급 편성된 8부작 드라마 <내 인생의 스페셜>이 수상하다. “캐릭터가 살아 있다”, “땜방이기엔 너무 아깝다”, “<늑대> 일은 안타깝지만 그 덕에 좋은 드라마 봤다” 같은 의견과 함께 애초 분량인 12부작으로 보여달라는 시청자들의 요청이 연일 드라마 게시판을 채운다. 현재 4회까지 방영된 이 드라마의 평균 시청점유율은 10%대. 호평에 비해 저조한 시청점유율은 같은 땜빵 드라마였던 <떨리는 가슴>을 떠올리게 한다. 이 드라마는 <한강수타령> 종영 이후 준비 중인 후속 드라마가 늦어지면서 대타로 긴급 편성됐었다. 열혈 시청자들 덕에 색깔있는 드라마로 관심을 끌면서 지난해 민언련(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에서 뽑은 ‘올해의 최고 드라마’로 선정되기도 했다. <내 인생의 스페셜>은 <떨리는 가슴>만큼의 반응은 아니지만 과히 MBC가 위기대처용 드라마 선택에 탁월하다는 평을 받게 하는데 무리가 없을 듯하다. 드라마는 이민 준비로 돈독 오른 강력계 형사 박강호(김승우), 단순무식 의리파 깡패 백동구(성지루), 첫사랑 때문에 한방에 인생 무너진 전직 변호사 정형석(신성우), 완벽한 듯하지만 실수연발인 여검사 윤혜라(명세빈)가 만들어가는 좌충우돌 코미디다. 지난해 여름 사전 제작돼 빠른 전개를 보여준다. 톡톡 튀는 대사와 분명한 캐릭터는 이 드라마의 강점이다. 재밌는 신 하나. 선본 자리에서 인사한 지 5분도 안 돼 차인 명세빈은 포장마차로 친구 김승우를 불러 소주잔을 기울인다. 김승우 왈 “도라지가 산삼 볼 줄 아는 남자를 만난 거지.” 이 말은 드라마에도 적용된다. <늑대>를 밀고 꿰찬 자리에 <공주님>(표민수 연출)이 납실 예정이기 때문이다. 예정대로 8부로 끝낼지, <공주님>의 행차를 늦출지는 심마니(시청자) 몫으로 남았다. 심마니가 <내 인생의 스페셜>을 도라지다, 산삼이다 판정내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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