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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상장시대 [3]
문석 2006-02-22

최근 주식시장에 진입한 영화사들에 물었습니다.

질문

1. 귀사는 왜 상장이라는 길을 택하게 됐습니까.

2. 상장한 뒤 어떤 점에서 혜택을 입었다고 생각합니까. 또는 어떤 혜택을 기대합니까.

3. 상장에 따른 부작용이나 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또는 어떤 부작용이나 단점이 예측됩니까.

4. 상장기업에 걸맞은 규모를 유지하기 위한 계획이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계획 등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해당 기업명 가나다순)

이노츠/ 답변: 이승재 이사(LJ필름 대표)

1. 우리는 우회상장이 아니라 프라임그룹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진출하는 데 동참한 형태다. 극장과 자본력을 가진 파트너와 함께 사업을 하는 것이다. 이노츠라는 상장회사를 선택한 것은 시장을 통하면 우리가 지향하는 사업모델이 좋은 평가를 받아 양질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 전략을 갖고 일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니까 3년 정도 전략을 갖고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는 말이다. 투자와 배급을 하게 되는데, 기존에는 블록버스터영화 배급 전략밖에 없었다는 생각이다. 독립영화의 유통 인프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안정적인 기반이 있다는 사실은 꾸준히 추진하던 해외 진출에도 유리할 것으로 본다.

3. 포트폴리오를 짜는 데 수익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을 주주에게 공시를 통해 알려야 한다는 점도 어느 정도 제약은 될 것이다. 하지만 결국 투명성을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

4. 이노츠가 그리는 엔터테인먼트의 모델은 글로벌 스튜디오다. 생산과 유통이 하나로 간다는 점에서 스튜디오이고, 글로벌한 시장을 공격적으로 바라본다는 글로벌이다. 한국영화를 제작해 수출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우리의 창의력을 갖고 미국에 가서 미국의 제작 및 유통시스템과 결합해 수익의 절반을 가져온다는 게 우리의 계획이다. <줄리아>는 그 첫 시도가 될 것이다.

태화일렉트론/ 답변: 이성찬 상무(진인사필름)

1. 연간 몇편 이상을 만드는 모델이 필요했기 때문에 일정 기간은 자금이 유입되는 구조를 고민했다. 마침 진인사필름에 투자 의향을 보이는 분들이 있어서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응했다. 진인사필름의 기존 멤버가 가진 지분이 50% 이상이기 때문에 경영권과 지분구조에는 변함이 없다.

2. 비상장사와 상장사의 차이는 비상장사는 한정된 주주를 대상으로 증자를 통해 회사 운용자금을 추가로 모집해야 한다. 상장사의 울타리 안에서는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증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자금 규모가 커지면 주주 개인에게 융통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진다.

3. 장부관리를 좀더 깨끗하고 정확히 해야 하는 부분이 기본이다. 사업적 측면에서는 영화사업의 특성상 과거에는 비밀리에 진행할 수 있는 부분들을 대부분 공시를 통해 공개를 해야 하는 점이다. 투명성 강화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다.

4. 진인사필름은 이제까지 연간 영화를 1편씩 제작했는데 대규모 자금 수혈과 조직 정비를 통해 연간 3편 정도를 제작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생각이다. TV드라마도 제작사이드에 포함하려 한다. 하반기에는 드라마 제작에 착수할 계획이다.

튜브픽쳐스/ 답변: 황우현 대표

1. 보통 우회상장을 하면 기존 상장기업과 뒤섞여 의사결정에서 충돌을 빚곤 한다. 그러나 이번 상장의 내용은 우리가 경영권을 독자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구조였다.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기본적으로 1년에 영화를 3∼4편 정도 제작하려고 하는 우리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2. 제작사를 하면서 내 일의 80%는 제작비 등 돈을 구하는 일이었다. 우선 거기에서 해방돼 시나리오를 보거나 제작되는 영화를 관리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상장 직후 유상증자로 20억원, 해외전환사채 발행으로 50억원을 조달했고, 기존 기업의 현금 30억원을 더해 100억원을 확보했다. <울어도 좋습니까?> 같은 영화는 우리가 메인투자를 하게 된다. <괴물>처럼 좋은 영화에 투자할 기회도 얻었다.

3. 공시나 IR 등에 전문인력이 필수적이게 된다. 그들에 대한 비용도 추가로 들게 된다. 하지만 결국 사업을 키워나가는 데 따른 당연한 수순이라고 본다.

4. 우리가 보기에 1년에 2편 이상을 제작한다면 등록을 유지하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수익이 안 난다면 문제겠지만. 결국 우리의 색깔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도에서 수익이 날 수 있는 기획작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배급쪽은 관심이 있지만 당장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팝콘필름/ 답변: 한성구 대표

1. 지난해 여름부터 여러 군데서 제안이 많이 들어왔다. 심지어 현금 100억원을 줄 테니 우리 주식 51%를 달라는 요구까지 받았다. 지난해 12월 트루윈을 소개받았는데, 내가 1대 주주로 경영하는 구도였다. 돈도 2년 동안 보호예수로 묶이지만, 내가 열심히 한다면 2년 뒤 더 많이 벌 수 있다고 생각했다. 좀더 많은 일을 펼칠 수 있다는 점이 상장을 선택하게 한 동력이었다.

2. 우리는 제작 외에도 투자와 매니지먼트를 함께 가져가고 있다. 제작만으로는 도저히 유지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당연히 투자재원도 필요하고 매니지먼트 사업도 갈수록 자금없이는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 영화에 메인 투자를 하고, 투자사와 협상능력이 없는 신생 제작사분들에게도 투자도 하고 그러려면 자금이 필요한데 상장을 통하면 그런 조달이 쉬울 것 같다.

3. 이전에는 영화와 관련된 것만 고민하면 됐다. 그런데 지금은 법률, 회계, 사업분할, 신규사업 전략, 주가관리 등을 공부하고 있어 솔직히 정신이 없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그런 일도 재미있고 더욱 의욕적이 되는 것 같다.

4. 1년에 우리 영화 3∼4편, 외부 투자까지 하면 6∼7편 정도를 투자할 생각이다. 포트폴리오를 잘 구성하면 수익이나 매출에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매니지먼트 또한 시너지를 발휘하는 구조를 만들 방침이다. 그리고 이한, 이정철, 김정권, 김태경 감독 등 전속감독을 중심으로 몇명을 더 영입해서 함께 영화를 구상하고, 이를 통해 꾸준히 다양한 영화를 만들 생각이다.

팬텀/ 답변: 김정수 이사(플레이어엔터테인먼트 대표)

1. 규모의 경쟁은 냉엄한 현실이다. 2000년대 들어 매니지먼트의 대형화와 함께 배우 계약금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매니지먼트 베이스로 IHQ가 먼저 상장했고, 경쟁관계에서 상장된 기업들이 자금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으로 나오면 우리도 대응책이 필요하다. 그러던 중에 엔터테인먼트에 가장 적합한 파트너가 팬텀이라고 생각해서 결정했다.

2. 원활한 자금조달이라는 측면이 있다. 혼자서 비상장법인을 운영하던 시절에는 경상비 개념의 기본급여가 모자라거나 스카우트 머니가 부족하면 동네방네 사적으로 빌리러 다니는 상황이 벌어진다. 현재는 회사의 자금 사정에 따라 이사회에서 결정해서 집행하는 과정이라 그런 고충은 없다.

3. 보통 회계파트의 고민을 예상하는데 우리는 경영파트가 따로 존재하기 때문에 나는 기존의 고유 매니지먼트 업무만 진행한다. 회사 자금 지출과 회계 관련 업무는 과거처럼 직접 하다 보면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는 실수를 범할 수도 있으므로 전적으로 경영, 회계파트에 일임한다.

4. 연기자 매니지먼트, 음원, 비디오 유통 업체가 함께 있기 때문에 드라마 외주제작까지 겸하면 원소스 멀티유즈가 가능한 구조다. 실제로 현재처럼 뭉친 것이 반년이 되었는데 제대로 시너지를 발휘하려면 올해 말은 되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해외시장에도 현지화될 수 있는 퀄리티 있는 결과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휴림미디어(케이앤엔터테인먼트)/ 답변: 이강희 전무

1. 모회사인 케이앤컴퍼니를 통해 자기자본을 확보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케이앤컴퍼니는 기본적으로 정보통신 업체이다. 우리는 콘텐츠에 주력한다. 독자적인 사업영역을 갖고 그에 걸맞은 자본을 확보하는 데 상장이 도움이 될 것이라 본다. 또한 엔터테인먼트 부문의 상장이 활발하다는 상황도 영향을 끼쳤다. 기회는 살려야 하니까 말이다.

2. 공신력이 만들어질 수 있다. 우리의 경우 기업의 역사가 길지 않은데 해외 파트너를 만드는 데 있어 주식시장 등록 기업이라는 사실은 신뢰감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후 유상증자를 하거나 해외에 CB를 발행하는 데도 유리하다.

3. 우리는 영화제작사 13개를 확보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간략히 말해 회사 경영은 우리가 할 테니 제작사분들은 영화 만드는 데만 전념해달라는 뜻이다. 그분들이 직접 회사를 굴린다면 어렵겠지만, 우리는 기존에 상장사 운영을 해봤기 때문에 이번에 상장을 했다고 특별히 어려움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4. 우리 계열사들이 1년에 10∼13편 정도의 영화를 만들고, 우리는 그 영화들에 메인투자를 하게 된다. 영화마다 손실과 수익이 다를 텐데, 결국 매출이나 수익 면에서 기존 코스닥 기업 못지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들을 전체적으로 패키징해 판매하는 거래 또한 해외 파트너들과 논의 중이다.

MK픽쳐스/ 답변: 이은 대표

1. 명필름 시절 항상 고민했던 것이 제작만 해서는 메이저가 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배급을 해야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구조를 가질 수 있는데 제작만으로는 규모의 확대와 자금 운용에 한계가 있었다. 강제규필름도 비슷한 고민을 했기 때문에 두 회사가 만날 수 있었다. 상장은 시장에서 자금을 투명하게 공급받기 위해서 단행했다.

2. 배급을 위한 기반인 펀드를 모으는 과정에서 상장사의 신용이 큰 역할을 했다. 결국 250억가량의 우호펀드를 구성했다. 이것은 5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10편에 투자할 수 있는 규모의 재원이다. 의도했던 제작, 투자, 배급을 아우르는 구조를 확보한 셈이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지속적으로 투명성이 요구되는 상황에 대해 우리는 그것을 선결하자는 의지도 나름대로 실현됐다.

3. 자체적으로 코스닥 등록을 준비했기 때문에 투명성이나 회계관리는 이미 하고 있었다. 명필름은 프로듀서 출신의 경영자로 구성됐고, 강제규필름에는 삼성영상사업단 출신의 경영진이 존재했기 때문에 상장 이후 회사관리나 사업진행에는 어려움이 적었다.

4. 기존에는 강제규필름 연간 1편, 명필름이 2편 정도를 제작했는데 앞으로는 연간 5∼6편을 자체 제작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이를 바탕으로 10편 정도를 배급하면 고정적인 매출구조를 확보할 수 있다. 그 외에는 해외 세일즈와 해외 비즈니스에 주력할 생각이다. 공동제작, 합작사 설립, 극장 사업, 콘텐츠 공급 등 다양한 방식으로 중국, 일본, 미국과 연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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