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개콘’ 인기꼭지도 빠르게 교체 SBS ‘웃찾사‘ MBC ‘개그야’ 신설
지상파 3사 개그 프로그램들이 재기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1년여 전 개그의 르네상스가 활짝 폈던 때와 견줘 최근 하락세가 두드러진 데 따른 것이다. 몸부림은 새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젊은 피를 수혈하는 등 빠른 순환구조를 만드는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국방송 <개그콘서트>의 시청률은 20%대를 유지하다 최근 10%대 초중반을 오가고 있다. 가장 안정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개그 프로지만, ‘제3세계’, ‘고고 예술속으로’, ‘하류인생’ 등 인기 꼭지를 과감히 폐지했다. “소재가 고갈되며 내리막길로 접어들 조짐을 보여 겨우 연명하는 상태가 오기 전에 막을 내린다”는 방침에서다. 대신 음악 개그 ‘고음불가’와 혈액형이 소재인 ‘비오에이(BOA)’ 등을 새로 마련했다.
정통 스탠드업 코미디 프로그램인 한국방송 <폭소클럽>은 위기를 맞아 작가가 직접 발벗고 나섰다. 지난해 5월 시작된 한국방송 <개그사냥>은 꾸준히 신인들을 발굴해 내고 있다. 이미 여러 개그맨들이 <개그사냥>을 거쳐 <개그콘서트>와 <폭소클럽>으로 진출했다.
에스비에스 <웃찾사>는 한때 시청률 20%를 넘는 전성기를 지나 10%대를 가까스로 오르내리는 저조기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말부터 ‘컬투’(정찬우·김태균)가 이끄는 ‘랄랄라 극장’ 등을 선보인 데 이어, 최근 정만호의 ‘들이대’와 강성범의 복귀 꼭지 ‘따라와’를 신설했다. 지난해 부상을 입었던 ‘화상고’ 김기욱의 복귀도 이달 안에 이뤄질 예정이다. 또 <웃찾사>와 별도로 신인 개그맨과 아마추어 개그 동아리 대상의 ‘젊은 웃찾사’ 프로그램을 다음달 새로 꾸릴 예정이다. 한국방송의 <개그사냥>처럼,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젊은 피를 지속적으로 수혈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역시 가장 절치부심하는 곳은 문화방송이다. 지난해 <코미디쇼 웃으면 복이와요>에 이어 기존 코미디언 위주의 <웃는 데이>를 만들었으나 쏟아지는 혹평과 외면 끝에 4개월만인 16일부터 <개그콘서트>와 비슷한 신인 위주의 공개 스탠드업 코미디 <개그야(夜)>로 다시 돌아온다. <웃는 데이>가 어설픈 복고와 어색한 패러디, 지루한 연기 등으로 시청률이 4~5%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상파 3사 모두 신인 개그맨 위주로 코미디 재기의 몸부림을 치고 있으나, 장기적인 코미디 부활의 방책으로는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 인다. 한 코미디 작가는 “아이디어 위주의 스탠드업 코미디는 빨리 싫증이 나기 때문에 새로운 개그맨들로 메꿔나갈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지만, 개그맨들이 ‘롱런’하기 위해 토크쇼나 시트콤 등을 통해 재충전기를 가질 기회도 충분히 마련돼야 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