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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대본 쓰다 직접 무대로 ‘폭소클럽’ 신상훈 작가

“‘코미디 후진국’ 웃음으로 깨자!”

신상훈(43·사진) 작가가 “사고를 쳤다”고 <한겨레>에 알려왔다. 코미디 작가가 직접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걸 ‘사고’라고 표현했다. 경력 20년의 신씨는 유명한 ‘스탠드업 코미디’ 전도사다. 그는 “진정한 코미디언이라면 마이크 하나만 줘도 무대에서 30분은 웃겨야 하고, 그 무대가 스탠드업 코미디”라고 잘라 말한다.

신씨는 2002년 11월 출범한 정통 스탠드업 코미디 프로그램인 <한국방송> ‘폭소클럽’ 창단멤버이기도 하다. 박미선에게 개그맨 시험을 권유해 데뷔시켰고, 김제동, 블랑카 정철규, 장하나, 김샘 등이 모두 그에게 발탁됐다.

그런데 작가가 무대에까지 올라간 까닭은? 위기에 처한 폭소클럽의 구원투수 몫을 기꺼이 떠맡았다. “준비된 사람들이 별로 없는 가운데 3년 동안 어렵게 자기만의 색깔을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말 못할 고충이 있었기 때문”이란다. 스스로 시작한 프로그램을 마지막까지 함께 하고 싶다는 절박한 바람도 있다. 게다가 꼭 필요한 장르인 스탠드업 코미디가 주목을 못 받는 게 안타까워 무대 뒤에서 마냥 쳐다볼 수만은 없었다. 코미디 작가의 우스개를 그대로 옮기면, “원래 스탠드업 코미디는 작가와 연기자가 따로 있지 않아 평소 코미디언들에게 ‘너희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짜고 대본을 써라’ 그랬더니 짤려서” 직접 나섰다는 것이다.

스탠드업 코미디는 언론의 자유와도 밀접히 관련돼 있다고도 했다. 그래서 “스탠드업 코미디는 민주주의가 가장 발달한 나라에서만 발전”하는데 “아직도 우리나라는 방송에선 해서는 안 되는 이야기, 하면 큰일 나는 줄 아는 이야기, 스스로 검열하는 이야기, 하면 위에서 싫어하는 이야기가 많다”고 꼬집는다.이런 것들을 “웃음으로 깨기 위해” 신씨는 무대에 선다고 힘준다.

그래서 신씨가 폭소클럽에서 맡은 꼭지도 ‘스탠드업 코리아’, 곧 ‘웃음으로 한국을 세우자’는 뜻이다. 방송은 13일 밤 11시5분 한국방송 2텔레비전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