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모빌슈츠(로봇 병기)로만 여겨지던 건담이 적에게 탈취당하는 충격적인 전개로 시작되는 <기동전사 건담 0083>. ‘솔로몬의 악몽’이라 불리는 지온군의 영웅 가토는 연방군에게서 빼앗은 건담 2호기를 이용, 연방군 함대를 괴멸 직전으로 몰아넣는데 성공한다.

그런 그에게 분노에 찬 연방군 파일럿 코우가 덤벼든다. 지상에서의 싱거운 싸움에 이은 두 번째 맞대결. 풀바니언 장비로 출력을 대폭 상승시킨 코우의 건담 1호기지만 가토는 역전의 용사답게 우선적으로 상대의 원거리 공격을 효과적으로 제압한다. 허나 코우 역시 그간의 실전 경험으로 실력을 대폭 상승시킨 상태. 건담 2호기의 왼팔이 작동하지 않는 것을 간파하고 거기에 맹공격을 가한다. 이제 두 남자의 싸움은 더 이상 적과 아군으로서가 아닌 빼앗은 자와 뺏긴 자의 자존심 대결 양상으로 치닫는다.

이윽고 두 대의 건담은 서로에게 치명타를 가한 상태에서 대파하고 두 파일럿은 탈출하는 와중에서 직접적인 대면을 한다. 코우의 이름을 확인한 뒤 결코 잊지 않겠다는 가토. 자신의 진정한 맞수로 인정했다는 뜻일 것이다.

이 건담 대 건담끼리의 처절한 육박전은 여러 건담 시리즈들 중에서도 명장면의 하나로 꼽힐만한 장면. 최상급의 작화수준과 눈부신 연출, 거기에 5.1 채널로 새로이 리믹스된 박력 만점의 사운드가 압도적인 볼거리를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