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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째 맞는 지방파 낮방송…재탕·삼탕

소외계층 방송 미흡

지난해 12월1일부터 지상파 방송사들이 낮방송을 시작했다. 방송위원회는 낮방송을 허용하며 △소외계층 자막방송 편성 강화 △편성 다양성 확대 △오락 꼭지 30%이내 편성 △실험적이고 참신한 방송 제작 등을 권고했다.

세 달째에 접어든 낮방송의 평가는 어떨까.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는 비판이 높다. 낮방송 준비부족으로 재방송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은데다, 소외계층 정규 프로그램 편성도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방송2는 다른 방송채널에 견줘 재방송과 오락 꼭지 편성 비율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미디어워치가 지난달 9일부터 13일까지 방송 4사의 낮방송 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재방송과 재활용(기존 프로그램 코너를 새로 편집한 꼭지)은 심각한 수준이다. 재활용방송을 포함해 재방송이 가장 많은 방송사는 한국방송 2티브이로, 모두 7편이 재방송 꼭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에스비에스 5편, 한국방송1 4편, 문화방송 3편 등으로 분석됐다. 애초 낮방송 확대 취지의 하나였던 과감한 콘텐츠 제작이나 프로그램 제작기회 증가에 따른 외주제작 활성화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국방송영상진흥원(방송진흥원)이 6일 내놓은 ‘2005년 시청률, 낮방송 그리고 광고매출 변화’란 보고서를 보면, 12월 한 달 동안 한국방송 2티브이와 문화방송의 재방송 비율은 각각 39.0%와 36.4%에 이르렀다.

이와 함께 한국방송 2티브이는 낮방송 총시간(월~금요일 낮12~오후 4시) 1200분 가운데 연예·오락물을 713분 동안 방송해 비율 59.4%로, ‘오락 꼭지 30%이내 편성’이라는 방송위의 권고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주부 이빈파(46·서울 신림동)씨는 “낮방송이 시작된다고 할 때에는 아침방송과 달리 문화나 교양 프로그램을 많이 기대했다”며 “하지만 현재의 낮방송은 드라마를 재탕하거나 연예인 엠시들이 나오는 오락 프로가 여전히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또 노인과 장애인 등 방송 소외계층을 위한 자막방송 및 해설방송은 방송 4사 통틀어 모두 11개 꼭지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런 장치도 중요하지만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꼭지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낮방송 시간대 소외 계층을 위한 정규 꼭지는 문화방송이 매주 화요일 내보내는 <1%의 나눔, 행복한 약속>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