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크(Funk)는 미국에서 퍼져나간 대중음악들의 가장 근본적인 토양 중 하나지만, 한국에서는 상황이 전혀 달랐다. 심지어 한국 인디신에서조차, 가장 소수자의 음악이라 할 힙합과 펑크(Punk)보다도, 더 소수에 속해 있었던 것이 펑크(Funk)이기 때문이다. 한상원 이후로, 애시드 재즈(Acid Jazz)나 R&B 음악 속에서나 희미하게 그 냄새를 맡는 것에 만족해야 했을 펑크러버(Funk-lover)들에게, 그래서 Earls라는 그룹은 진심으로 반갑고 고마운 존재일 수밖에 없다. 재즈 아카데미에 다니면서 밴드 Earls를 시작한 멤버들은, 때로는 다른 뮤지션들의 세션맨으로서, 때로는 그룹 Earls로서, 클럽·페스티벌·레코딩룸을 바지런히 오가며 꾸준히 그들의 길을 걸어왔다. 그 과정이 어찌 늘 순탄키만 했겠냐마는, 그들은 낙천적이고 유쾌하다. 제임스 브라운과 T.O.P의 그것처럼 즐거운 리듬 속에, 어딘지 친숙한 우리 주변의 냄새가 섞여 있다. 누군가 음반을 걸어놓고, 심장을 두드리는 베이스와 싱싱하게 튀어오르는 브라스 섹션에 어깨와 엉덩이는 들썩이는 순간, Earls는 그에게 High-time을 선물한 것이다. “두팔을 들어, 좀 더 크게 가슴을 열어, 주위엔 너와 나뿐이야 신경 쓰지 마.” 그렇게 그냥 춤추자. Let’s Funk, Let’s Funk-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