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파 탄생 100주년 기념전을 겸해 열리는 이번 <마티스와 불멸의 색채화가들 전>의 매력은 야수파 전반의 특징을 가늠해볼 수 있는 다양한 작품이 선보인다는 점이다. 이들 작품들은 20곳이 넘는 소장처에서 모은 120여점으로, 야수주의 탄생의 시초가 될 만한 오리지널 수작(秀作)들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2층의 첫 번째 전시실은 전시장 벽면을 각각 다른 색면으로 장식한 뒤 그 분위기에 맞게 작품을 차별적으로 디스플레이한 점이 눈에 띈다. 작품구성은 풍경과 인물이 중심이 되고 있으며, 일부 정물화도 섞여 있다. 원색 대비와 색감의 시각적인 효과를 중시했고, 맞은편에선 프로방스 야수주의 작가들을 만나볼 수 있다. 2층의 작가 중에 특히 모리스 마리노의 경우 유화는 물론 유리공예에 능해, 독특한 색감과 화면구성으로 화려함과 장식적인 면이 아주 묘하게 어우러진 화면을 구사하고 있다. 또한 앙드레 드랭의 화면은 마티스는 물론 피카소와 잦은 왕래로 교분을 쌓아서인지 야수파와 입체파의 이중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다음으로 3층은 이번 전시의 메인격인 ‘마티스의 방’ 그리고 ‘여성 테마의 방’으로 꾸며졌다. 마티스만큼 실내 풍경을 맛깔스럽게 끌어낸 화가도 드물다. ‘마티스의 방’에 전시된 <희고 노란 옷을 입은 책 읽는 여인>은 역시 마티스 특유의 색채감각과 화면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또한 대장암 수술 이후 말년 작업의 성격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종이자르기’ 시리즈 100호 크기 실크스크린 대작인 <오세아니아, 바다>도 볼 만하다. 바다의 다양한 소재나 표정을 도형화한 색면지로 구성한 작품이다. 마티스의 또 다른 전시실엔 그동안 쉽게 접하지 못했던 석판화 작품들을 위한 특별한 공간으로 꾸며져, 흑백 석판화 작품들은 특유의 힘과 섬세한 필선이 큰 매력으로 ‘마티스의 선’을 만나볼 수 있다.
마지막 방은 ‘여성의 삶’을 테마로 삼고 있다. 야수주의 작가들은 대개 직업 모델을 쓰지 않았다. 그래서 화면엔 부인, 친구, 가족 등의 여성이 등장하며, 오히려 그들의 평범한 표정과 삶이 진솔하게 투영되어 친숙함을 전한다. 이러한 야수주의 작가들의 성향은 “영원히 남게 될 그림은 생각과 꿈 그리고 마음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지 손재주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역설한 그들의 스승 구스타프 모론의 영향으로 이해된다.
끝으로 종교적 리듬과 성찰의 화가로 알려진 조르주 루오의 작품 4점을 만나볼 수 있는 것은 서비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