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남자>의 신명나는 흥행 줄타기가 점입가경이다. 개봉 3주차를 맞은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는 통합전산망 기준 박스오피스 점유율 42.9%를 기록하며 순항했다. 2주차 점유율 38%에서 오히려 5% 상승한 수치다. 서울 135만 3천명, 전국 475만 1천명(1월 15일까지 누계, 이하 배급사 집계)을 동원하는 괴력을 선보인 <왕의 남자>는 동기간 전국 450만명을 동원했던 작년 최고흥행작 <웰컴 투 동막골>을 능가하는 발걸음으로 500만을 향해 질주중이다. 개봉 1주차 84만 2천명, 2주차 98만 7천명이 몰려든 전국관객의 숫자도 107만 4천명으로 가속이 붙고 있다. 250개로 시작했고 350개를 넘나들던 스크린 수도 388개로 다시 한번 확대됐다.
<왕의 남자>의 흥행 가도에 경쟁자로 기대됐던 김성수 감독의 하드보일드물 <야수>는 서울 19만7천명, 전국 61만 3천명을 동원하며 2위를 차지했다. <왕의 남자>와 유사한 389개의 스크린을 확보한 권상우, 유지태가 출연한 <야수>는 나쁘지 않은 데뷔 성적에도 불구하고 <왕의 남자>의 선전에 빛이 바랬다.
디즈니의 <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는 68만4천명, 전국 222만5천명을 동원하며 <싸움의 기술>을 끌어내리며 3위로 복귀했다. 260개의 스크린에서 전국 107만명을 동원한 신한솔 감독의 데뷔작 <싸움의 기술>은 간발의 차이로 4위로 물러섰다.
겨울 대작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킹콩>과 <태풍>은 흥행 레이스의 후반으로 갈수록 명암이 갈리는 분위기다. 400만을 돌파하며 축배를 든 <킹콩>과는 달리 <태풍>은 전국 3만명 남짓한 관객을 추가하여 전국 417만명을 동원해 하락세가 뚜렷했다. 대조적으로 <킹콩>은 이번주에도 전국 23만 6천명을 불러들였다. 현재 추세라면 최종 스코어가 역전될 가능성도 있다.
윤종찬 감독이 연출한 비운의 대작 <청연>은 이번 주로 박스오피스 10위권에서 날개를 접어야 했다. 오기환 감독의 <작업의 정석>이 대작들의 틈바구니를 뚫고 전국 229만명의 호성적으로 마무리를 준비중이며 새롭게 박스오피스에 진입한 외화 <당신이 그녀라면>과 <알리바이>는 10위 안에 턱걸이한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씨네21 김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