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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새 주말극 ‘인생이여 고마워요’ 주연 유호정씨
윤영미 2006-01-05

“암 환자들에게 희망 줄래요”

“9년 동안 암 투병을 한 어머니를 생각하며 연기해요.”

2003년 말 한국방송 2텔레비전 드라마 <로즈마리>에서 암으로 시한부 삶을 사는 주부 역을 인상깊게 연기했던 탤런트 유호정이 2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왔다. 유호정은 7일 시작하는 한국방송 2텔레비전 새 주말극 <인생이여 고마워요>(극본 박은령, 연출 김성근)에서 암을 이겨내는 주인공 한연경 역을 맡았다. 이번에도 암에 걸린 환자 역이다.

절망 딛고 첫사랑 의사 덕에 안치 투병 과정보다 슬픈 순애보에 초점

이에 대해 유호정은 3일 오후 여의도 63빌딩 코스모스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번 드라마에서 암 환자는 장치일 뿐이고 멜로 선이 더 부각될 것”이라며 “오히려 내 연기가 암 환자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연경은 일간지 사진기자인 남편 강윤호(김윤석 분)와의 사이에 여섯살, 다섯살 두 아들을 두고 직장 생활과 가정 일을 병행하며 열심히 살다가 극 초반 암 판정을 받는 홍보회사 신참 과장이다. 이후 한연경은 충격과 절망 속에서도 가족과 병원 레지던트인 첫사랑 이인석(김유석 분)의 보살핌에 힘입어 병을 극복하고 다시 서게 된다. 특히 이인석은 한연경을 살리기 위해 눈물겨운 순애보를 펼치게 된다. 암 투병보다는 환자를 둘러싼 인물관계에 초점이 맞춰지는 셈이다.

“처음엔 암 환자 전문배우라는 소릴 들을까봐 출연을 망설였다”는 유호정은 이번 드라마에서, 암이 반드시 죽음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리고 싶다고 했다. “어머니께서 암 투병하는 과정을 곁에서 지켜 보았는데, 암 선고 후 8년 동안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었어요. 드라마를 통해 암 환자들이 조금이나마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면 성공이라는 생각에 출연을 결심했습니다.”

유호정은 이번 드라마 제목처럼 “인생에서 가장 고마운 순간이 언제였느냐”는 질문에 “하나님이 두 아이를 준 것이 가장 고맙다”고 답했다. “지금도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내 인생에 이런 행복이 또 있을까’ ‘내 인생의 황금기다’라고 느껴요”

실제로 유호정은 지난 2년 동안 연예활동을 중단하고 전업주부로 생활했다. 그는 “남편(이재룡)과 두 아이를 뒷바라지하며 가정 생활에 푹 파묻혔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 만에 다시 연기를 하게 돼 잘할 수 있을지 걱정도 했단다. “다행히 드라마 속 가족 상황이 현실이랑 비슷해요. 드라마에서처럼 저도 아이를 떼어놓고 일하러 나오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인지 집을 배경으로 한 세트 촬영에 들어가면 편안해지죠.”

<인생이여 고마워요>는 드라마 <앞집 여자>와 <두번째 프로포즈>를 집필한 박은령 작가가 극본을 써 관심을 끌고 있다. 박 작가는 미니시리즈에서 별로 주목하지 않았던 30대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불륜에 대한 색다른 해석, 전업주부의 성공기 등을 다루며 최근 드라마 트렌드의 한 축을 만들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출을 맡은 김성근 피디도 <드라마시티> <무인시대> 등에서 연출력을 인정받아 이들 콤비가 작품을 어떻게 끌고갈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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