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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방송결산] 삼순이,맹순이 따라 웃고 울었더니 한해 다 갔네
윤영미 2005-12-29

트렌디보단 복고, 공주보단 캔디,연애보단 가족이 우세

올해 브라운관을 성공적으로 장악한 배우들.

올 한 해도 지상파 3사를 중심으로 수많은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선을 보였다. 하지만 이 가운데 시청자들의 사랑과 호평을 받은 작품은 그리 많지 않다.

전반적으로 젊은층 취향의 트렌디 드라마는 주춤한 반면, 복고나 정(情)을 내세운 ‘감동 코드’의 작품이 그 어느 때보다 시청자들에게서 인기를 얻었다. 또 객체나 대상화된 인물이 아니라 주체적 삶을 살아가는 여성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시청자 사로잡은 감동 코드=세상살이가 팍팍할수록 가족이나 정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인 듯하다. 지속적인 경기침체로 세상살이에 지친 시청자들 역시 따뜻한 가족의 정을 내세운 드라마에 폭넓은 지지를 보냈다.

이런 흐름은 한국방송 드라마의 약진으로 나타났다. 가족 드라마를 표방한 한국방송의 주말극 <부모님 전상서>와 <슬픔이여 안녕>은 시청률 1위 바통을 주고받았다. 하반기 수목 드라마 <장밋빛 인생>도 신파적이고 진부한 설정이었지만 최진실의 눈물 연기로 40%대의 높은 시청률을 올렸다.

감동 드라마들이 인기를 얻은 데는 세상살이의 고단함 이외에, 다매체 시대에도 텔레비전 앞을 떠나지 않는 중년들의 취향에 잘 맞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정을 그리워하는 시청자들의 정서는 지나간 시대를 그린 복고풍 드라마의 인기로 이어졌다. 1970년대 패션계를 배경으로 한 에스비에스의 <패션70’s>와 1960~80년대 경상도 지역 네 남매의 삶을 다룬 한국방송의 <황금사과>는 옛 정서를 자극하는 다양한 볼거리들로 시청자의 눈과 가슴을 사로잡았다.

주체적·강인한 여성상 부각=드라마 여자 주인공 캐릭터에서는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캔디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당당하게 사랑하고 적극적으로 일하는 삼순이(문화방송 <내 이름은 김삼순>), 미용사 일을 하며 역경을 꿋꿋하게 이겨 나가는 젊은 과부 금순이(문화방송 <굳세어라 금순아>) 캐릭터가 30~40%를 넘나드는 높은 시청률 속에서 사랑을 받았다. 현재 방송 중인 에스비에스 <마이 걸>의 주유린도 거짓말을 일삼긴 하지만 꿋꿋한 캐릭터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굳세어라 금순아>의 한혜진, <쾌걸춘향>의 한채영, 재희.

사극에서도 강인한 여성상이 두드러졌다. 한국방송 <해신>의 자미부인이나 정화, 에스비에스 <서동요>의 선화공주, 문화방송 <신돈>의 노국공주는 나름의 리더십을 가지고 남성을 리드하는 적극성을 보여 주었다. 사극을 현대극화한 한국방송 <쾌걸춘향>의 성춘향도 춘향이 지닌 전통의 순종적 여성상이 아니라,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여성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캔디 캐릭터와는 반대로 공주 캐릭터들은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에스비에스 <루루공주>의 대기업 집안 딸 김정은, 한국방송 <웨딩>의 장나라 등 현대판 공주라 불릴 만한 인물이 주인공이었던 드라마들은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다.

역시 삼순!

2005년 최고 시청률 드라마로 꼽혀

2005년 한 해 시청자들에게서 가장 사랑을 받은 드라마는 문화방송의 <내 이름은 김삼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청률 조사회사 티엔에스 미디어코리아가 최근 발표한 2005년 시청률 통계자료를 보면, 드라마 부문 평균 가구시청률 순위에서 1위는 <내 이름은 김삼순>(37.7%), 2위는 한국방송 <장밋빛 인생>(34.2%)이 차지했다.

이어 한국방송의 <부모님 전 상서>(30.1%)와 <해신>(29.6%)이 나란히 3, 4위에 랭크됐으며 에스비에스 <봄날>(28.5%)이 5위에 올랐다.

10위권 안을 살펴보면 문화방송은 <내 이름은 김삼순>, <굳세어라 금순아>(6위·27.5%) 두 작품이 순위권 안에 들었고, 에스비에스는 <봄날>, <프라하의 연인>(7위·26.4%), <패션70’s>(10위·24.5%) 세 작품, 나머지 <금쪽 같은 내 새끼>(8위·25.7%), <별난여자 별난남자>(9위·24.8%) 등 5작품은 한국방송 드라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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