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방송의 양대 강자 온미디어와 씨제이미디어가 이번엔 드라마 제작 경쟁에 들어갔다. 다채널 무한경쟁 시대에 자체 제작 콘텐츠 없이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과 함께, 매년 높은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데 따른 자신감에서 비롯된 움직임이다.
지난해 티브이영화 <동상이몽>으로 본격 극 제작에 뛰어든 온미디어는 현재 <스카이에이치디>와 공동 제작한 8부작 시트콤 <가족 연애사>를 방송하고 있다. <남자셋 여자셋> <세친구> 등을 만든 김성덕 피디가 연출을 맡고, 최종원, 추자현, 홍석천, 이매리 등이 출연한다. 두번째 티브이영화 5부작 미스터리 스릴러물 <코마>도 제작을 마치고 내년 여름 방영을 앞두고 있으며, 초·중학생을 위한 26부작 드라마 <에일리언 샘>도 내년 1월12일부터 방송된다.
온미디어가 ‘국내에서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면, 시제이미디어는 베트남 드라마 투자를 시작으로 ‘국외로 넓히기’를 시도한다. 시제이미디어는 20일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드라마 <무이응오가이>(‘고수의 향기’라는 뜻) 제작 발표회를 열었다. 출연 배우· 제작 인력· 장비 등은 베트남 쪽 드라마 제작사가 대고, 대본·촬영기법·방송 기술·마케팅 등에는 한국 쪽 인력이 투입된다. 이 드라마는 베트남에서 처음으로 기획된 60분물 100부작으로, 베트남의 유일한 지상파 전국 방송인 <브이티브이>(베트남티브이)를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K-1 시청률이 지상파 방송을 위협하고 다큐멘터리 전문 채널이 꾸준히 사랑받는 등 케이블 방송의 위상이 올라가고 있다”며 “많은 돈을 투자하더라도 광고료·채널사용료 등으로 수익 창출이 쉬워지고 있으며 수입 콘텐츠로 국내 채널끼리 경쟁을 하느니 자체제작을 하는 게 훨씬 쉽다는 판단이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콘텐츠 수출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현지화 전략도 적극 시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