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박하지만 순수한 남자의 말 한마디가 만인을 감동시켰다. 지난 11월29일 제2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너는 내운명>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황정민의 수상소감이 장안의 화제다. “나에게도 이런 좋은 상이 오는군요. 항상 마음 속에서 생각하고 겉으로 표현하지 못했는데 하나님께 제일 감사드립니다. 사람들에게 일개 배우 나부랭이라고 나를 소개합니다. 60여명의 스태프들이 차려놓은 밥상에서 나는 그저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나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죄송합니다. 트로피의 여자 발가락 몇개만 떼어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항상 제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나를 설레게 하고, 현장에서 열심히 할 수 있게 해준 전도연씨에게 감사드립니다. (전도연을 바라보며)너랑 같이 연기하게 된건 나에게 정말 기적같은 일이었어. 마지막으로 저희 가족과 사랑하는 동생과 조카와 지금 지방에서 열심히 공연하고 있는 ‘황정민의 운명’인 집사람에게 이 상을 바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어눌하지만 진심 어린, 자신의 연기를 꼭 닮은 감동적인 수상소감으로, 황정민은 한때 각종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올랐다는 후문이다.
한편 <너는 내운명>은 남우주연상과 함께 감독상을 수상했고, 작품상과 여우주연상은 <친절한 금자씨>와 이영애에게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