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만화적 상상력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던 <쾌걸 춘향>의 전기상 피디와 홍정은·홍미란 작가가 다시 뭉쳤다. 이번에도 로맨틱 코미디다.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캔디, 그와 계약 연애도 결혼도 아닌 계약 남매를 맺는 재벌2세. 이쯤 되면 방송 드라마의 밑천이 다 드러난 건 아닐까 걱정도 되지만, 이들이 엮어 가는 사랑은 가볍고 유쾌한 자극을 선사한다. 14일부터 방송되는 에스비에스 드라마 <마이걸>이다.
‘쾌걸 춘향’ 피디·작가 다시 뭉쳐 간결한 이야기·화면 구성 기대
주인공 주유린은 사기꾼 아버지를 둔 탓에 일본·홍콩·마카오를 전전하며 자랐다. 가장 감동적으로 본 영화도 <내 사랑 컬리수>. 사기꾼 부녀의 이야기다. 부전녀전이라, 제주도에서 관광 가이드로 일하지만 무면허에 허풍은 하늘을 찌른다. 뻔뻔한 순발력이 가장 큰 특기. <왕꽃 선녀님>으로 스타덤에 오른 이다해가 연기 변신에 나선 인물이다.
재벌2세 왕자가 빠질 수 없다. 로얄 호텔 상속자인 설공찬. <부모님 전상서>의 둘째 아들 이동욱이 맡았다. 냉철한 이성의 사업가로 설정됐지만, 늘 그렇듯 주유린을 만나 ‘인간’이 된다. 가출한 고모의 딸을 만나는 게 마지막 바람인 병든 할아버지 탓에 이성을 잃고 주유린을 가짜 사촌동생이라고 데려간다.
이렇게 남녀가 만났고 재벌이 끼었으니, 삼각관계와 상속 다툼은 필수불가결하다. 그래서 로얄 호텔 공동 창업주의 손자 서정우가 나온다. 사랑과 돈을 두고 설공찬과 대립하니, 성격은 낭만파. <왕의 남자>에 출연했던 이준기가 연기한다. 설공찬을 사랑하며 주유린과 대립각을 세우는 스포츠 스타 김세현으로는 신인 연기자 박시연이 출연한다.
인물 구도나 성격 등은 어딘가에서 많이 본 듯 시들하고 제주도 가이드, 테니스 선수, 호텔 사장 등 협찬을 염두에 둔 듯한 인물 설정도 눈에 거슬리지만, <쾌걸 춘향>의 성공에서 보듯 만화처럼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담백한 이야기 전개와 화면 구성은 기대된다.